인스타그램 @nousandmind 마음번역
몇 년 만인데도 며칠 전에 만난듯하다. 최근에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었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너무 잘 알지만 통화목록이나 카톡목록에 서로의 이름은 찾을 수가 없다. 마치 그 친구네 집에 방문했던 것처럼 거실 인테리어, 주방 소품, 창밖의 뷰도 알고 있다. 내 아이와 친구가 아님에도 친구 아이의 개구진 모습들, 공부 습관, 읽는 책도 알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인스타그램으로 우정을 쌓아가는 중이다.
친구들과 얼마 전 청첩장을 주고받기 위해 만났다. 길게는 4년, 짧게는 1년 만에 만나는 사이지만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말대신 근래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안부를 물었다. 얼마 전 걸린 독감은 괜찮은지, 아이는 바뀐 학원을 잘 적응하는지, 집에 놀러 오는 고양이가 귀엽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서로 수다를 떠는 와중에도 사진을 찍기 바쁘다.
식사를 하며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야기의 시점도 멀어져 간다. 값비싼 코트를 벗은 듯 그제야 편안해진다.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시절 추억에 너도나도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말들이 화려한 무도회장을 벗어나 푸른 벌판을 내달린다. 구두 따윈 벗어던지고 맨발이 되어 딩구른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멋쟁이가 아니라 그때 함께 했던 벗들이 눈앞에 있다.
조만간 다시 보기를 약속하고 인증샷을 찍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