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런을 기다리며

목련의 고백

by 여목 임재광

구형이 내려진 밤,

사형이라는 단어는 판결이 아니라

시대가 스스로에게 내린 선고였다.

잠은 들었으나

정의는 눈을 감지 않았다.

제명 소식이 새벽을 흔들었을 때,

권력은 스스로의 얼굴을 찢어

속내를 드러냈다.

보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양두구육의 시간은

그날로 끝났다.


그러나 끝은 늘

다음 계절의 시작이 된다.

“목련이 피면 돌아오겠다”던 말은

패배자의 변명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는 약속이었다.

아침이슬처럼

잠시 머무는 말이 아니라

햇빛을 만나

역사를 반사하는 말.

그 외침은

지워진 이름들 위에서

더 또렷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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