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도
아내와 즐겨가던 동네 뒷 편의 강변 산책 길도 폐쇄했다. 가끔 외출하면 트래픽으로 짜증나던 동 서부를 달리는 하이웨이가 텅 비었다.
티비에서는 하루에도 수백명씩 매장하는 화면을 내 보내고 제발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관공서와 식료 생필품 마트를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골의 작은 도시에도 악마의 그림자가 얼씬거렸다.
보름 만에 장보기 외출이라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하고 아침 일찍 서둘렀다. 오픈 한시간 전인데 코스코에는 이미 긴 줄이 뱀처럼 늘어져 있었다. 2시간을 기다려 도둑질 하듯이 식료품을 집어 들고 매장을 도망쳐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설마 우리에게는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놈들의 공격이 어디엔가 숨어있는 듯 했다. 갑자기,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두렵고 외로운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날 것이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 다만 죽음이 남기는 이별의 뒷 모습이 외롭거나 비참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언제나처럼 건강하게 살다가 아내 먼저 보낸 뒤 3일만 아프다 잠자듯이 떠나고 싶다고 기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