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을 위하여
꿈을 그리는 하루
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서 책을 읽다 졸다를 반복했다. 문득 봄이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서 동네 공원으로 나갔다. 살구색 속 살이 비치는 벗 꽃, 농염하게 입을 벌리고 유혹하는 목련 꽃의 미소 위로 소나기처럼 꽃비가 쏟아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이 세상을 무차별하게 공격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햇볕이라면 환장하는 서양 사람들조차도 모두 몸을 감추고 꼭꼭 숨었다.
티브이에서는 집에서 나가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사람들은 공포의 패닉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生과 死의 경계선에서 인간의 존엄은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삶과 죽음 그리고 이별… 사랑하는 모든 것들과 영원한 이별이라는 공포와 처절한 슬픔을 남긴다. 죽음의 이별은 언제가 찾아올 피할 수 없는 섭리지만 누구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이별을 하고 싶다.
어느덧 나이가 육십 등선을 넘어 아침마다 풀썩풀썩 쓰러지는 흰 머리카락과 날마다 빈약해져 가는 체력은 거부할 수 없는 신이 내린 섭리다.
뒤돌아보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며 사느라 꿈이 무엇인지 조차 알 수 없던 시절이었다. 이제 뒤늦은 나이에 무슨 꿈이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살아있다는 것은 꿈이 있을 때만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꿈은 원대하게 그릴 필요도 먼 미래를 그릴 필요도 없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무계획이 계획이다”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말이다.
오늘 하루가 즐겁고 내일 행복할 꿈을 그리자. 오늘이 청춘의 마지막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