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비
※시월 비※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밤새도록 지붕을 두드렸습니다. 고요한 어둠을 적시는 빗 소리가 좋아서 잠을 설쳤습니다.
이 비가 밀어 낸 여름 빈 자리에
가을이 내려 앉겠지요.
비 개인 다음 날,
호수에는 시월과 함께 온 가을이 비처럼 쏟아졌습니다.
시월은 서둘러 달려왔지만
가을과 곧 떠날 정원의 꽃들도
현기증 나도록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시월에는,
눈물나도록 행복했던 시간
가슴 찢어지게 슬펏던 시간
그리고 잔인하도록 고단했던 시간까지
모두 소환해서
그리움을 버무려 비로 덧칠하는 가을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