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성장기록
나는 무엇이 두려운 걸까?
어떤 것에 대한 투박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돌아올 타인의 평가가 두렵다. 미움받을 용기가 부족하다. 견디며 나아갔던 것에 비해 이뤄낸 것이 보잘것없거나 별 거 없을까봐. 나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 것일까봐 두려운 것 같다.
초보의 마음은 두렵지만 설렌다. 앞만 보고 성장한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력과 경험이 쌓일수록 아름답지만은 않은 과정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욕심만큼 따라주지 않는 재능과 쉽게 타협되지 않는 현실의 것들 앞에 좌절감이 누적된다. 과정은 낭만적이지 않고 앞선 사람과의 격차는 괴롭다. 지나온 길과 가야 할 사이 나의 위치는 더욱 가늠하기 힘들어진다. 다만 나만 아는 작은 성취들에 의지해 나아갈 뿐이다. 나는 언제 스스로를 전문가라 말할 수 있을까.
그것만 넘어봐라
이전 직장에서 근무한 지 6개월쯤 되었을 무렵, 그만두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둘게요. 처음엔 재밌었는데 하다 보니 그렇지도 않고... 디자인 말고 다른 일 하려고요."
그때 대표님께서 해주신 말이 지금도 종종 생각이 난다.
"... 다른 일하면 뭐 다를 것 같니? 처음엔 재밌다가도 또 재미 없어질걸. 네가 뭘 하던 지금 겪는 과정은 반드시 겪게 될 거야.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하면 넌 아직 톱질하는 것뿐이야. 그게 재밌을 리가 있니. 당연히 재미없지. 그것만 넘어봐라. 나중에 집 짓는 모든 과정을 지휘하는 디렉터가 되잖아? 그게 진짜 재미있는 거야."
그 말이 맞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이 지겨워보이는 과정 앞에서 그만둘까 말까 싶을 때 한번씩 떠올리게 된다. 목표 설정도 해본다. '딱 요만큼만 해보자.' 'SNS 재미없다고 포기하기 전에 게시물 100개는 올려봤냐? 그때도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자. 해보지도 않고 재미없대..'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우선 100개는 올려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