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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유경변호사 Jul 11. 2019

중국을 통해 바라보는 우리

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

이 책의 원제는 "The logic of Chinese people" 입니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이 책은 단순히 '중국민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문화권에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분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인이 아니라 마치 한국인을 관찰해서 분석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가끔 한국인만의 특성 같아 보이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스스로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화와 관념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궁금했던 적이 많았는데

이 책의 저자의 의견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그 궁금증을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저자가 쓴 제3의 시선으로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스스로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불합리한 생각에 불과했던 것

그리고 고유한 문화로서 이어나가야 할 관념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식과 충성도



우리나라에서는,


회식에 자주 참석하고, 회식에서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현재에는 달라지고 있지만 이런 관념이 있는 것을 부정하고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어떤 면에서는 꽤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인들도 우리와 같이 

'음식으로 세상을 보고, 먹는 모습으로 인품과 능력을 판단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결과 음식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런 모습은 서양에서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이외에도 중국인들은 표어와 구호를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거나

상대방에게 아첨하거나 아부하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것은 중국인들이 '언어가 지닌 힘'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약 십년전까지만 해도 표어만들기 대회를 했었고

우리가 현재에도 상대방을 높이는 말을 하는 것을 처세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

이런 우리의 문화가 중국과 꽤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행 문화와 따라하기



그리고 저자는 중국인들이 남과 다른 것을 두려워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남을 따라하는 유행문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어떤 상품이나 문화가 유행을 하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하고 

또 그것이 자주 바뀌는데 이런 문화가

'다름'을 지양하는 가치관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게다가 저자는 중국인들은 교육에서도 '같음'을 추구하기 때문에

독창성, 창의성보다는 주입식 교육을 지향하게 되었고 

모험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모습도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같은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같음보다 다름을 추구하고

남들과 다른 인재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가 앞으로는 개인의 다름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미신을 믿는 문화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있고, 

중국에서도 숫자 4를 기피하는 등 생활속에 작은 미신이 존재합니다. 

저자는 이런 문화가 중국인이 시적, 감성적 사고가 발달한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서양과 달리 과학적 사고 대신 감성적 사고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믿지 않게 될 미신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문화로 인하여 중국이 지금까지 과학발전에 있어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선되어야 할 모습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질서와 준법의식



저자는 중국인들이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 때문에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 위법을 저지르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의 이러한 분석을 보면 결국 위와 같은 편견 때문에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부자'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저자의 조언대로 돈을 버는 과정에 집중한다면, 돈을 버는 과정에서의 위법성도 줄어들 것이고

부자에 대한 인식 변화로 합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려는 사람이 늘어나서

그 과정에서 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자는 짝퉁에 관대한 중국인의 인식이 산업 발전을 저해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중요한 화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적재산권을 엄격히 보호해주지 않으면, 

노력의 결과가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상품과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

그것을 빼앗을 생각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적재산권을 엄격히 보호해줄 경우

그 과정에서 투자비용과 시간을 회수할 수 있게 되고

더 이상 짝퉁이 아닌 진짜 상품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방을 통해 창조를 배워나가기 보다는 

지금부터 기술개발을 위한 기초체력을 기르는데 노력해나갔으면 합니다.




시험이 많은 나라



우리나라에는 왜 이렇게 시험이 많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답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저자는 중국에서도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시험에 사람들이 의존하여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게 된다고 합니다. 

서로를 불신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연과 지연, 혈연을 중시하는 것도 

이러한 불신에서 온 문화라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마이너스에 마이너스를 더하면 마이너스 값이 나온다.
반면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는 플러스가 된다. 


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자는 중국인들이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가 플러스가 되는 상황만을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예로, 

현실에서 조금 부정적인 일을 마이너스로 본다면, 이것이 합쳐지면 두개의 부정적인 일이 됩니다.

그런데 많은 어린아이의 심리는 바로 마이너스 더하기 마이너스는 플러스가 된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혼내면 아이는 "엄마도 얼마전에 잘못하지 않았냐?"고 하는 것이죠.

그러나 사실 어린이들뿐 아니라 많은 성인들이 이 같은 생각으로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합니다.


그러나 '마이너스와 마이너스가 더해지면 두 개의 부정적인 일이 된다'는 명제를 기억한다면

타인의 잘못에서 자신의 부당한 행동의 합리성을 찾으면서 다른 사람이 잘못한 것을 지적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잘못했더라도 내가 잘해서 상황을 플러스로 만들자는 생각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중국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저자가 

중국민족의 문화와 생각에 대해 관찰했던 것을 서술한 책인데

우리나라에도 적용하고 고민해볼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모두가 우리 문화의 불합리한 모습은 개선하고

좋은 점은 발전시켜나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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