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를 배우기 시작하다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이 그림을 어떻게 구상하고 어떻게 그리게 되었는지
그 화가의 마음을 더욱 깊게 알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화가/작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그것은 그냥 상상의 영역으로만 남겨두어야 했는데
어느날은 "내가 직접 그린다면",
그러니까 어떤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알려면
그 일을 직접 해보면 된다는 마음으로
두려움없이 유화를 그리는 취미생활을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유화를 배우러가서
처음 2회 시간동안은 기초 스케치를 배웠습니다
정사각형, 원통 등을 그렸고
그다음에 간단히 유화 붓을 사용하는 방법과 색을 섞는 법을 배운 후
그린 작품입니다.
사진을 보고 바로 따라 그리는 것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어서,
유화로 그려진 '작품'의 사진을 보고 따라 그린 그림입니다
사진에 잘 보시면 왼쪽에 작품을 그리는데 참고한 사진이 언뜻 보입니다.
첫번째 작품을 그리면서 초보자로서 느꼈던 점은
어떤 부분을 어떤 형식으로 어떤 색상으로 그림속에 구현할지
오롯이 작가가 선택해야 하고
이 때 작가의 테크닉(색상을 만들어내고, 표현기법 등)도 필요합니다
저는 아직 초보자라서 원하는 방식이 있더라도 그것을 스스로 구현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현상, 장면을
어떤 크기의 캔버스에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그릴지도
모두 작가가 선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림그리는 동안 많은 선택이 필요한데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어떤 부분에 언제 멈추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더 그려서 그림이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쯤 멈추었으면 더 나은 결과가 되었겠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것은
빛이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문제가
그림에서는 너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빛을 생각하고 그림을 그려야 완성도 높은 그림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떤 그림을 고를지 선택할 때
결국 내가 애정이 없고 그리고 싶지 않은 그림은 정성도 들어가지 않아서
곧 망작이 될 위험이 높았습니다.
즉, 그리고 싶지 않은 그림을 잘 그릴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화가들이 어떤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려내는 것은
결국 그 대상에 대한 애정도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에 마찬가지이겠지만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깊이 고민하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작품에서 해당부분에 대한 작품의 퀄리티가 훨씬 높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의 첫 작품에서는 이상하게 곰돌이 부분에 집중했는데
다른 부분보다 곰돌이 부분이 잘 표현되었다고 스스로는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작품에서 너무 눈앞에 놓인 사물을 그린게 아닌가 싶어서
두 번째 작품에서는 과감하게 풍경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리는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고,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종류의 그림을 그리면서
유화 테크닉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서(궁극적으로는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기법을 배우기 위해)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이미 완성된 그림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의사결정이 들어갔는지 느끼고,
작품 하나하나를 의미있게 보게 되어서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취미생활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