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강요당하는 사회

#1 제가 가고싶을 때 갈게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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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왔고 휴가를 쓰려고 했다.

상사와 동료들은 내가 휴가를 쓰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마치 휴가기간 동안 내가 당연히 해외로(또는 국내, 하지만 국내를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여행을 가기로 예정되어있는 듯이.


"미혼인데 어디 여행안가나?"

"지금 안가면 앞으로 갈 기회가 없다"

"젊을 때 많이 다녀야지"

"어디로 갈거야?"

라고 하며 여행지를 묻는다.


아니, 근데 제가 언제 여행간다고 했나요?



매년 여름, 겨울 휴가기간

또는 긴 연휴(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어디로 여행 갈 것인지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숨이 막힌다.

여행을 가지않는 스스로에게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좋게 생각하면,

나에 대한 관심일 수 있다.

실제로 여행을 가기 힘든 상황을 먼저 겪었기 때문에

고마운 조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연휴가 다가오기도 전에

여행 얘기에 겁먹는 내 자신을 보면

이게 정상적인 일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아니요. 여행갈 계획이 없어요"

"좀 쉬고 싶어서요"

라고 에둘러 대답하지만,

"왜 좋은 곳에 안가려고 그래"

"젊을 때 좋은 곳에 좀 다녀"라고

오히려 더 많은 충고를 듣게 된다.


이런 질문과 염려들에 지친다.



이런 말이 듣기 싫어서

여행을 억지로 가본적도 있다.


그러나 타의에 의해 간 여행은

스스로의 즐거움도 없었고

휴가 기간 동안 쉬지 못해서 돌아온 후에 힘들었고,

돌아온 후에 "A 국가에 다녀왔다"고 하면

"에이 B국가가 더 좋은데 거기로 가지~" 하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런 개미지옥 같은

여행 권유에 질렸고

여행을 권하는 사람들에게도

괜히 반감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말하건데,

여행은 제가 가고 싶을 때 갈게요




이 매거진에서는

우리 사회에서의 '여행'에 관한 의견과 생각에 관한 글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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