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방콕 여행 -
@Bangkok, Thailand
분명 방금 전 바깥 온도는 29도였는데 순식간에 30도로 바뀌어버린다. 끝없이 쉬기로 작정한 날. 호스텔 끝자락 캠핑의자에 앉아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가지려다 이열치열 호흡을 다스리고, 뜨거움이 가라앉을 오후 네시가 넘어서야 밖으로 나왔다.
항상 타던 53번 버스 대신에 새로운 번호의 15번 버스를 타고 사남루앙을 거쳐 람부뜨리 로드로 간다. 하루마다 람부뜨리로드와 카오산로드를 거닐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고개를 돌리면 미처 보지 못했던 가게들이 수두룩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빈티지 가게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던 분위기의 카페.
람부뜨리로드에 밤이 왔다. 더운 날씨 덕분에 잉크가 새어 나오지만 후덥지근하고도 끈적이는 찝찝함은 맥주 한 병에 날아갔다. 시끄러운 음악소리보다 사람들의 대화가 더 크게 들리는 정겨운 거리 안에서 땀을 흘리는 것으로 모두가 동화된다. 골목 사이 불어오는 바람은 아무도 찾지 않아 테이블에 가로막힌 공중전화 박스를 보게 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잘 담아두기를.
맥주 한 병과 카오산로드를 따라 울려 퍼지는 음악들로 우리는 몇 병의 맥주를 더 들었고 기분 전환 삼아 그동안 하고 싶었던 헤나를 해내고야 말았다. 끝없이 쉬기로 작정한 날이었지만 작은 펍 안에서부터 울려대던 밴드는 길을 걷는 사람들을 붙잡아 춤추게 했다. 건들거리며 흥얼거리던 나는 온몸으로 신남을 표현하는 그녀를 한없이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