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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트리 Nov 12. 2021

답은

내 안에 있다


beliz 

보내드린 사진 속의 내가 웃고 있다고

내가 한 번도 울지 않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말아요.

여행을 하다 보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이유 모를 슬픔이 솟을 때가 종종 있지요.


그래도 웃어요.  

이 길이 아니면 저 길로 가면 되고

한 가지 정답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답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고

어제의 눈물을 잊고

오늘 이렇게 웃고.


그러다 문득.

정답을 강요하는 세상이 싫어 떠나왔는데

과연 정답 없이 내가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수십 년 동안 배워 머리에 봉인된 주문이

부시맨을 닮은 나의 섬 남자를 버리라 말해요.

그것도 모르고 그의 등은 햇볕으로 반짝.

노를 저어 바다로 저 바다로  

등근육이 파도처럼 넘실넘실.


노랗게 타버린 머리카락이 끊어지며 말해요,

근사해지려면 근사한 옷을 입어라.

반짝거리려면 좋은 집에 살아라.


이렇게 되면 오답인 줄 알았던 그 답이 정답인데,

그건 너무하잖아요.

차원이 다른 세계, 여길 내가 어떻게 넘어왔게요.  


그러니 부탁해요.

섬에서 저를 보면 바다사자보다 거칠게 말해줘요.

내가 새까맣게 틀린거라고.

그 세계야말로 꿈이니 깨버리라고.  


그에게 전해주세요.

저는 오답을 버리러 갔다고.

화난 등근육이 닫히기 전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저에게서 이 섬 남자를 구해주세요.

그렇게 오답을 피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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