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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moon society Aug 21. 2016

우리들의 시간은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독구말 아이들의 교육 공간, 한길지역아동센터


  어둑어둑한 독구말의 골목길에 환하게 빛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 바이올린 연습을 하는 아이, 친구들과 어울려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들로 시끌벅적 북적입니다.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작은 동네를 활기차게 밝혀주는 곳, 이곳은 바로 ‘한길지역아동센터’입니다.


공부방으로 시작한 한길지역아동센터 


 한길지역아동센터는 독구말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해주는 아동복지시설입니다. 2003년 3월, 이 동네에 거주하는 서인숙 목사가 독구말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할 곳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사비를 들여 작은 공부방을 설립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이후 2006년, 정부에서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지금의 한길지역아동센터가 되었습니다.


정부에서 정한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약 49명의 초, 중, 고등학생 아이들이 매일 학교가 끝나면 이곳으로 옵니다. 이때부터 한길지역아동센터는 시작이 되고, 밤중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오면 이곳의 하루가 끝이 납니다. 아이들은 그 시간 동안 이 곳에서 저녁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게임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아이들이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문화적으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인성을 기르도록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서 선생님과 자원봉사 학생들이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처음에 자원봉사자로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선생님들은, 자기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워 정식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3명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의 공부를 도와줍니다. 그리고 대학생 교육 봉사 선생님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을 방문해서 아이를 한 명씩 맡아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영어와 수학 과목을 가르쳐 줍니다.


한길지역아동센터의 외관


독구말 아이들의 또 하나의 집


한길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은 모두 이곳에서 5분, 10분이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살고, 이곳과 가까운 이문 초등학교와 청량리 초등학교 등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부분 학교 담임선생님이나 사회복지사의 소개, 또는 부모들 사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이곳에 오게 된 것입니다. 모두 저소득층 아이들이고 맞벌이,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호자가 일 때문에 늦게 귀가해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방과 후 돌봐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 곳 한길지역아동센터는 또 하나의 집이 됩니다.


질문자: 공부하러 오는 건데 재미있는 거야?
아이1: 네!
질문자: 왜?
아이1: 학교보다 재밌어요.
아이2: 진짜 재밌어.
질문자: 정말?
아이2: 네! 
 <아이들과의 인터뷰 中>


  10살 서연이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서연이는 2시에 학교를 마치면 이곳으로 곧장 옵니다. 오자마자 테이블 위에 차려진 과자와 요구르트 같은 간식을 맛있게 먹고, 활기차게 공부를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할당해 주신 만큼의 문제집을 국, 영, 수 과목별로 풀고 나면, 이제는 선생님들께 수업을 들을 차례입니다.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배울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미리 예습해줍니다. 선생님께서 역사 과목이 중요해졌다고 하셔서 요즘에는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고 난 후 5시 경 배가 출출해질 때쯤 급식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신 저녁밥을 먹습니다. 부모님이 늦게 퇴근하시는 친구들이나 중,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은 9, 10시까지 이곳에 더 남아 공부하지만, 집에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는 서연이는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집으로 갑니다.


한길지역아동센터의 교육 프로그램

   
  한길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은 이곳에서 서연이와 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공부를 잠시 접어두고 특별한 체험 활동을 합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 시간으로, 음악 선생님과 바이올린, 플롯 악기 연습을 합니다. 지난달에는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반짝반짝 아기별’ 곡을 구청에서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아이들은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야영, 스키 캠프, 텃밭 가꾸기, 뷔페 가보기 등을 경험합니다. 서연이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영어로 연극을 했을 때입니다. 자원봉사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같이 몇 달 동안 연극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며 즐거운 추억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습니다.


수요일이 기다려져요!


 아이들에게 일주일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외대 실천사랑 동아리에서 교육봉사자 선생님들이 오시는 수요일입니다. 수요일은 실천사랑 동아리 부원들이 아이들에게 일대일로  수준에 맞추어 영어를 가르쳐주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초급반은 단어를, 중급반은 문장을 익히고, 고급반은 영어 연극을 연습합니다.


질문자 : 어떤 요일이 제일 좋아? 제일 좋아하는 요일이 있어?
아이들 : 수요일이요. 일대일 영어 때문이요. 영어게임 해요. 단체수업하고 개인수업해요. 
              반마다 배우는 게 달라요.
질문자 : 그 시간이 기다려지는 거야?
아이들 : 네. 바로 내일이에요. 
<아이들과의 인터뷰 中>


한길지역아동센터에서 교육봉사선생님이 수업하는 모습


  아이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교육 봉사자 선생님들과 교감하면서 특별한 추억을 쌓습니다. 교육 봉사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학업 성적이나 친구관계에 대한 고민을 들어주고 진심어린 조언이나 위로를 해줍니다. 교육 봉사자 또한 아이들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듭니다. 현재 교육 봉사자 중 한 분은 가르쳤던 학생들 중 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이 학생에게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하는 마음에 참고서, 오답노트, 수능샤프 등 공부에 필요한 것들을 사다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업에서 아이가 그동안 감사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건넨 것을 읽고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교육 봉사 선생님들은 연대감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함께 추억을 쌓아보아요


한길지역아동센터의 위치


  한길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매일매일 즐거운 추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실천사랑 동아리를 통해, 또는 개인 단위로도 가능합니다. 


 실천사랑은 한국외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연합 교육 봉사 동아리로, 2012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이곳에서 교육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외대 국제학사 434호에 위치하고 있고, 매 학기마다 신입 부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실천사랑에 관한 더 많은 정보는 http://cafe.daum.net/shilsa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센터에 연락을 한 후, 선생님과의 면담을 거쳐서 봉사를 하게 됩니다. 전화번호는 02-957-5090이고, 외대 정문에서 직진하여 베스킨라빈스가 보이는 두 번째 골목에서 좌회전하고 곧바로 걸으면 약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한길지역아동센터는 항상 열려있고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나눌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유년 시절 기억 속에 남겨진다는 것은 얼마나 뜻 깊은 일일까요? 여러분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추억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한길지역아동센터에서 여러분과 함께 추억을 쌓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백승원 정채영 김건희 나유정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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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동 문화지도 : http://alertsky3.wixsite.com/i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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