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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주 May 05. 2020

다정한 구원을 받고 싶은 순간이면.

임경선 <다정한 구원>



그리운 얼굴을 떠올리는 아련한 표정의 옆모습들도 더러 보인다. 

아마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중 하나였을 것이다. 

일몰의 스펙터클은 강렬했지만 이윽고 모든 게 끝이 났다. 

지나고 보면 정말 짧은 일순간이었다. 

마치 우리 인생의 찬란했던 순간들처럼. 

어둑어둑해지는 가운데 이따금 슬픈 표정들이 보였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저 멀리서 성당 종소리가 울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리스본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둘 불빛을 밝힌다.




임경선 <다정한 구원>






오늘은, 다정한 구원을 받고 싶은 날. 


그럴 때 꼭 꺼내보게 되는 책이 생겼지. -임경선 작가의 <다정한 구원>



자신의 부모님과 한 시절을 함께 보냈던 리스본으로, 어쩌면 가장 다정하고 편안함 속에서 안심하고 기뻤던 순간을 지냈던 곳이어서 더욱더 가질 못했던 곳. 감정이 무너질까 봐 두려웠던 곳으로 딸과 함께 떠나고 그 곳에서 딸의 나이었을 자신의 모습을 겹쳐서 떠올리며 발길이 머무는 곳을 기억에 담아두는 책.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 인연들이어도, 언젠가 그렇게 마지막을 이야기하게 될 모든 사람들이어도 다시 그것마저 받아들이는 모습이 그대로 담긴 책. 따로 이 책은 꼭 리뷰를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아직 하지 못했네.



오늘은 다정한 공기를 맛보고 싶어서 차라락 펼쳐보았고. 펼쳐보길 잘 했다며.



주말엔 한번 더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어봐야겠어 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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