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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주 Jul 06. 2020

고독을 홀로 견디면서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등받이에 얼굴을 묻고 소파에 누워 지내는 요즈음 이반 일리치는 고통스럽게 고독을 견디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많고 많은 친구들과 가깝디 가까운 가족들 곁에서 느껴야 하는 고독감, 그것은 그 어디에서도, 바다 저 깊은 바닥에서도, 땅 속 깊은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처절한 고독이었다. 이런 고독 속에서 이반 일리치는 그저 과거의 추억만을 떠올리며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 창비 144p



뭔가에 홀린듯이 읽어나간 이 책에는 책의 무게는 가볍지만 절대 가볍지만은 않은 한 남자의 고독한 감정이 배어 있었다.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동료들과 친구, 가족들의 모습. 이반 일리치의 소년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습들. 죽음을 앞두고 그가 보이는 두려움과 고통을 견뎌내는 고독의 감정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정말 뭔가에 홀린듯이 계속 눈은 글자를 쫓고 있었다. 


뭔가 극적인 변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이대로 끝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자신의 삶이 정상적이었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는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진심으로 행복했던 순간이었는지를.


역시, 톨스토이다. 다시 읽어야 할 책이고 동시에 <안나카레리나>를 다시 읽고 싶게 한 이틀의 시간들.

너무 짧았던 것 같다. 이틀의 시간에 이반 일리치를 보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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