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솜사탕에 단맛을 솎아내고 옅은 지하실 냄새를 가미했다. 어쩌면 눈가에 서린 푸름에, 공간에 묻힌 흔적이 잊히지 못하고 그녀에게 담겨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주먹이 알맞게 들어가는 구석 냉각기 속에 웅웅 거리는 냉장고 소리가 방안을 울린다. 네 캔의 만원. 향기 없는 장미 같은 붉은 기운은 어울리지 않는 프랑스 맥주에 비춰 퍼진다.
잔털이 부스스하게 드러난 커다란 곰인형이 좁은 침대 위에 주인인 듯 앉아 있다. 벽과 마주해 누은 너는, 끊어질 듯 위태로운 숨을 겹겹이 쌓는다. 후ㅡ하고 길게 내뱉는 숨을 기다리다, 벌어지는 입을 다물고 촛농에 손을 가져다 대듯 온기를 느낀다. 또 꾸벅꾸벅 얼굴을 박는다. 그런 10월. 4월의 연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