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아이리스?
-응? 내가 아이리스 맞는데?
-응, 여기 카타르항공 HR인데
-너 조이닝 날짜 바뀌어서 알려주려고.
-뭐? 바꼈다고? 언제로?
-3일 뒤!
메일로 티켓 보낼게 ^-^
원래 내게는 열흘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많은 블로그 후기들에서 조이닝 날짜가 변동되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열흘에서 3일이라는 fast track은 듣도보도 못했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정말 당황스러웠다.
승무원은 기수가 다야.
일주일이라도 먼저 시작하면
그게 시니어야.
라며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로
애써 자신을 다독이며
침착하려 노력했지만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채
서둘러 짐을 싸느라
사실 트레이닝 전부터
허둥지둥이였다.
전화 받은 기점으로 3일 동안은
정말 짐싸고 물건 사는데에
온 시간을 투자할 수 밖에 없었다.
지인들과 제대로된 인사도 하지 못하고
카톡으로 알릴 수 밖에...
그렇게 나는
눈물을 머금고 도하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카타르항공에 조이닝을 하는 뉴비,
이른바 애비니쇼 들은 도하 입국 전
각자 이메일로 숙제 다발을 받게 된다.
장차 승무원으로서 자신이 일하게 될
카타르 항공을 직접 이용해보며
겪은 자신의 느낌이나
주어진 문제들을 풀어서 적어가는 것.
게다가 애비니쇼들은 세미 정장룩으로
기내 탑승을 해야하기 때문에
대충 이런 모습으로 기내에 타고 있는 사람을 보면
선배 승무원들은 다 눈치를 채고만다.
애비니쇼군.
애기가 탔군.
인천 - 도하 비행은
대부분 새벽시간이다.
2:00am 쯤 출발하는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난다.
모두가 잠이 든 고요한 기내 안
카타르항공 밤비행의 시그니처,
보랏빛의 향연.
승객들의 탑승이 다 끝난 후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한 승무원이 내가 앉은 좌석 열쪽으로 다가왔다.
(실제상황에서 아래의 대화는 모두 영어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편의상 한국어로 쓰겠습니다)
-Mr.K 되시죠?
저는 오늘 고객님을 모실
ooo 크루입니다.
물론 나에게 한 말은 아니었다.
내 옆에 앉아 있던 한 남성분에게
따로 인사를 하러 온 것이였는데
그 모습이 신기해 나는 얼른
숙제로 받은 설문 종이에
이것저것 끄적거렸다.
사실 딱히 할말도 없었겠다
옳다구나하고 에피소드각!
하며 적었던 기억이... :)
나중에 윙을 달고 비행을 하고 나서야
우리가 비행 전,
각자 집중 관리할 구역을
브리핑 때 배정 받는다는 것과
자신의 ZONE 안에
VIP격의 손님이 탑승할 때에는
미리 인사와 자기소개를 하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여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신가요?
음료 먼저 내드릴까요?
그 크루는 계속해서 내 옆자리
남성분에게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으며 친절하게 환영 인사를 해주었고,
-아, 특별히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만...
그때까지도 난 열심히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폭풍 메모 삼매경에 빠져있었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네?
저 말입니까?
-네, 그쪽이요.
안그래도 급하게 출발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타느라
목도 탔는데
갑작스러운 배려에
살짝 당황은 했지만
염치를 불구하고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부탁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젠틀맨은...
인내하며 기다리던 승무원을 보며 말했다.
-나는 괜찮아요.
여기 이 분께 오렌지 주스 한 잔 부탁해요.
옆 자리 남성 분은
크루에게 이렇게 말을 했고
(무지하게 의아하지만 일단 알겠다고 대답하는 그녀)
-아,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나와 남자분을 번갈아 보던
크루가 자리를 떴다.
-감사합니다.
나 역시 의아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고
다시 내 하는 일에 집중했다.
잠시후, 일전의 크루가
다시 오렌지 주스를 가지고 돌아왔고
나는 그렇게 몇 시간만에
목을 축일 수 있었다.
혼자 이런 저런 상념과 생각에
괜시리 종이만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본인,
애비니쇼지요?
아까 친절을 베풀어 준
옆 자리 남성 분이였다.
그리고 나는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애비니쇼"
카타르항공 사내에서
처음 조이닝을 하고 트레이닝을 받는
뉴비들을 부르는 은어격의 단어를
이 분이 어찌 알고 있는걸까.
혹시 이 항공사의 중역?
뭐 그런 것일까?
갑자기 영화 트루먼쇼가 생각나면서
나의 모든것이 지켜봐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딱 보니 애비니쇼네요.
이 남자,
무습다......
2편에서 계속....
#카타르항공 #카타르항공승무원 #카타르항공퇴사 #카타르항공트레이닝 #카타르트레이닝 #카타르트레이닝후기 #트레이닝후기 #카타르승무원 #카타르도하 #승무원트레이닝 #승무원 #외항사승무원 #외항사 #외항사트레이닝 #중동외항사 #중동승무원 #트레이닝 #외항사후기 #오픈데이 #외항사오픈데이 #카타르 #도하카타르 #도하생활 #카타르타임라인 #카타르조이닝타임라인 #외항사조이닝타임라인 #조이닝타임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