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대가 직장에서 사는 법

팀워크는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by 아홉수

올해 딱 서른 중반이 서른다섯이 됐다. 회사에서도 과장이라는 직급을 단 지도 2년 차가 됐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며 막연히 생각하던 서른 중반이 된 것이다. 낀대. 요즘에는 직장에서 상사와 신입 사원 사이에 있는 사람들을 낀대라고 한다. 낀대는 '끼인 세대'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한창 '꼰대'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낀대'가 등장했다.


나는 딱 직장에서 끼인 세대다. 신입사원이나 인턴은 90년대생이고, 상사는 70년대생이다. 나는 딱 중간에 끼인 80년대생이다. 후배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학번 얘기가 나오면 '고대 화석'이 되고, 상사들과 말하면 '아직 한창'인, 그런 나이 때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좋은 후배가 되는 것보단 좋은 상사가 되는 게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점차 직급이 올라갈수록 판단을 내리거나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꽤 많아졌다. 후배의 자리에 있을 때야 실수해도 큰 부담은 없었다. 아직 마음은 신입 사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직급은 과장이니 꾸역꾸역 일을 해내야 할 때도 있다.


후배들은 상사들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주로 소통을 꼽는다. 역설적이게도 선배들 생각이 똑같다. 후배나 선배들 모두 서로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란다.


한국의 수직적인 직장 문화를 생각하면, 신입 사원들은 행동에 제약이 많다. 아무리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라고 한들 보통의 회사 조직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후배들은 앞선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상황 속에서 일을 시작해야 하니 어느 정도 기존 분위기에 맞춰 행동할 수밖에 없다. 회사 분위기에 따라 선배에게 먼저 다가가기 어렵다.


상사들은 후배들이 내심 '분위기 메이커'가 되길 바라면서도 '지킬 거는 지키길' 바란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체면 때문인지는 몰라도, 선배들은 후배가 먼저 다가오길 기다리는 편이다. 답답한 마음에 어느 날 술자리에서 선배에게 "왜 후배들한테 먼저 얘기를 안 하세요"라고 물었다. 선배는 잠시 생각하더니 "나는 할 만큼 했어"라고 답했다. 잠깐의 정적은 무척이나 길게만 느껴졌다.


낀대는 이런 상황에서 죽을 맛이다. 후배는 후배대로 불평을 늘어놓고, 선배는 선배도 아쉬운 점들을 쏟아낸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무시하고 내 일만 하고 싶지만, 회사 내에서 위치가 그렇지 못하다. 일을 진행할 때 상사에게 지시를 받아 진행하면서 후배들에게 일을 분배해야 해서다.


낀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밖에 없다. 상사의 지시를 이해하고, 후배들에게 쉽게 전달해야 하는 미션이 첫 번째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도 그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밑받침이 돼야 소통이 가능하다. '조직력'이라는 건 스포츠에만 통하는 단어가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는 회사에서도 팀으로서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그 밑바탕이 되는 건 결국 소통이다.


'뭐 그리 작은 것까지도 신경 써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장 생활 8년 차가 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수록 그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간다고 매번 느낀다. 한 번 소통이 꼬이기 시작하면 수습할 겨를도 없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 마련이다.


스스로 낀대를 선택한 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저 다른 일에 신경 끄고 자신만 챙기는 게 현명하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자신의 무형자산을 유형자산으로 바꾸는 방법 중에 하나가 소통이다. 회사 생활을 하며 여러 일을 겪다 보니 결국 팀워크는 가장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커뮤니케이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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