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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a 이나 Nov 27. 2021

포기한다는 건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포기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최소 몇 년의 시간을 소비한 후일 테고, 그 대가로 많은 부분을 잃어가면서 하는 선택일 거라 생각합니다. 며칠 해보고 안 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시작을 안 한 것이고, 몇 개월 해보고 안 하는 것은 대부분 어차피 안 할 거였어요. 개인마다의 상황의 차이라기보다 의지의 차이 같습니다.


많은 일을 해봤고, 짧게는 3년 길게는 9년, 10년 시간을 보내면서 참 많은 시간을 잃었습니다. 그 시간보다 더 큰 것을 잃은 것은 없어요. 늘 시간이 아깝습니다. 소리 내어 울만큼 아깝습니다.


넓은 인맥이 중요한 줄 알았던 20대 중후반에 낭비한 시간은 제 친구 말대로 "그 대화에서 얻은 것도 있겠지."라고 생각하면 귀중한 시간이겠지만, 어릴 때의 인간관계는 정말 많을 시간을 앗아갔습니다.


그만두고 싶다고 느꼈던 2년 차에 나오지 못하고 9년 차에 퇴사를 하고서 땅이 꺼질 것처럼 울었고, 내 세상이 부모라면 그것을 잃은 것처럼 울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직장은 싫지만 사실 소중하기도 한 이상한 존재이니까요. 배우거나 얻은 것이 없어 속상했던 것 같다고 2년이 지나서야 깨닫습니다. 인격을 무시하는 곳은 훨씬 빨리 벗어났어야 했어요.


선택을 앞두고 몇 개월을 망설이다 보면 내 마음속에서 합리화가 시작됩니다. 누구나 어디서나 마찬가지일 텐데, 나만 유독 그런가 싶어지기도 하고요. 분명 조언이 필요하고 달라지거나 벗어나기 위해 용기내야 해요.


"수고했어." 어느 날인가 지인에게 신세한탄을 하다가 이 말 한마디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습니다. 그렇게 작고 소중한 한마디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mina.in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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