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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 Jun 20. 2019

나를 알아가는 여행길

왜 우리는 다른 언어를 쓰는가?

첫 가족 해외여행은 호주였다. 캥거루 보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10시간의 장시간 비행은 설렘의 연속이었다. 호주를 갔을 때, 신기했다. 비행기를 10시간을 타고 왔을 뿐인데, 모든 게 달랐다. 언어가 달랐고, 음식이 달랐고, 그리고 사는 방법도 달랐다. 어릴 때부터 길 건널 때 "손들고 왼쪽 보고 오른쪽 보고 건너야 돼"라고 들었다. 그러나 호주에선 오른쪽부터 보았어야 했다. 운전 방향이 한국과 달랐다. 다른 나라라고 불리는 호주는 나의 한 걸음부터 조심하게 만드는 신기한 나라였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언어였다.  추억의 초등학교 영어 수업에서 영어 노래 "where are you from?"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언어를 배웠었다. 우리나라와 외국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다른 문화가 존재하는 건 배웠지만, 실제로 경험한 인종의 다름보다 '같은 인간'이 다른 언어를 쓰는 것이 매우 신기했었다. 왜 우리는 다른 언어를 쓰는가? 호주인은 영어를 쓴다는 대답은 나의 궁금증을 충족시켜 주지 않았다.



언어는 왜 다른 것일까?

언어는 인간의 도구이자 어느 동물보다 광대한 의사소통과 문화를 형성하는 것의 시작이 되었다.


마이클 토마셀로의 연구진의 '문화 지능 가설 (cultural intelligence hypothesis)'를 통해 인간과 가장 유전적 친척인 침팬지와 다른 동물 종들과 인간의 인지 기능의 차이점이 마음 읽기과 문화의 창안의 능력인 "지향성 (intentionality)"이다.




지향성을 가진 인간은,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나 공동체 성향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더 성장하고 협력하려고 한다. "내 편"이라는 느낌의 사람들과 사회 관계망을 만들어 생활한다




인간은 사회 관계망 속에 얽혀 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이, 우리는 자신이 진화한 이 마음 환경이 아닌 다른 곳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자신이 진화한 이 마음 환경이 아닌 다른 곳은 상상하기가 어렵다.(278)




그 사회 관계망을 더 깊고 탄탄하게 하는 도구가 언어이다. 언어는 도구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사회 관계망의 일부, 문화의 일부, 혹은 인간 문화는 언어 없이는 기록되지도 이제 존재하지도 않을 수 있다.


언어는 사회생활의 전문가인 인간의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하여, 같은 문화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한국말을 쓰면 서서 의사소통의 문제를 느낀 적이 한두 번인가....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는 고갱의 작품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로 우리의 삶에 질문을 던진다. 폴 고갱의 작품은 문명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 인간의 본질을 문명에 영향을 받지 않은 자연적인 모습의 타히티 섬에서 그린 작품이다.

폴 고갱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지구의 정복자>는 언어의 기원뿐만 아니라, 고갱의 질문처럼 "우리"라는 존재를 더 세밀하게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독자에게 스스로 질문을 유도하는 책이라고 느꼈다. 호주의 여행의 시작으로 나는 언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그 궁금증이 문화를 알고 싶은 마음, 그리고 유학의 길까지 이어졌다. 인종의 다름조차 모르고 '같은 인간'이 다른 언어를 쓰는 것에 의문점을 가지는 순수함을 가졌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그 순수함과 궁금증이 더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지구의 정복자> 같은 새로운 분야를 읽는 이 순간도, 언어의 발전과 진화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여행을 직접 가는 배움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여행길'이 참 감사하다. 한 권의 책마다 중요한 질문을 해보고 싶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375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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