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처음부터 설렌 건 아니었다.
독서하는 사람이 참 멋져 보였다. 조용히 책 한 장씩 넘기며, 밑줄을 치고, 그리고 그 순간에 책 내용에 빠져 있는 모습이 참 매력 적여 보였다. 난 늘 활동적이고 밖에 있는 것을 좋아했다. 조용히 책 읽는 시간은 오직 전공서적 읽을 때였다. 전공 서적의 양이 어마어마했기에, 취미로 책을 읽을 여유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핑계를 남발했다. 유일하게 방학 때, 비행기 탈 때, 읽는 것이 전부였다.
책, 친해지자
66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독서의 습관을 기르고,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을 통해 아주 힘든(?) 독서 훈련을 했다. 1주에 1권 그리고 서평 쓰기. 열정으로 뛰어들었다가, 제대로 훈련받은 후 자진해서 이 훈련을 이어가고자 온라인 독서모임 씽큐온을 신청했다.
씽큐베이션 1기를 통해 읽은 선정도서는 1권씩 읽어나가면서 책 읽기가 좋아졌다. 혼자서 읽었더라면, 전혀 선택하지 않을 책들이 선정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함께 읽고, 서평을 쓰고, 그리고 나눔을 했다. 매 순간 변하고 성장하는 나의 모습이 신기했다.
책, 설렌다.
이번 씽큐온 첫 번째 선정도서도 그랬다. 서점에서 보았더라면, 절대 살 것 같지 않은 책이었다. <책만 보는 바보> 표지부터 "음... 선비의 이야기이군.."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그러나, 이 책도 날 설레게 했다. 한 장씩 읽으며 선비 이덕무의 이야기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의 책 이야기, 함께 읽는 친구들, 책을 통해 만난 스승들 그리고 읽어서 사회에 공헌하는 이야기. 책 읽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었다.
가난하고 신분의 어려움을 가졌던 그는, 책 표지만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나올 만큼, 배고픔, 근심 걱정, 추위, 그리고 기침병까지 모든 것을 책을 통해 이겨내었다. 책에 의지도 하고, 책을 통해 성장하고, 그리고 책을 통해 깊은 관계를 맺었다. (p.24)
책, 기대감
새로운 책을 대할 때마다 또 어떠한 햇살이 들어 있어 나에게 말을 건네고 마음을 따스하게 해 줄지,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였다 (p.20)
씽큐온의 기간 동안 함께 읽을 책들이 기대가 된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이덕무와 그의 벗들처럼 함께 성장할 벗을 만나는 기대감이 든다.
씽큐온을 통한 배움의 시간이 기대된다. 같은 책을 읽고 틀림이 아닌, 다르고 특별한 서평을 읽을 시간들이 기대된다. 나의 선입견을 버리고, 눈으로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서평마다 받아들이는 마음을 준비하고 싶다.
선생이 탓하는 것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아니었다. 눈과 귀야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사람의 머리에 전해 주는 감각 기관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다 (p. 176)
표지부터 마음에 안 든 책을 들었던 나의 모습과 읽고 난 후 나의 모습을 보며, 난 또다시 나의 "받아들이는 마음"을 점검한다.
책, 날 이렇게 설레게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