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나 Nov 24. 2023

인스타 DM 신종 사기수법

목적없는 호의는 없다

내가 운영하는 공개인스타로 DM이 하나 왔다.

평소 공개계정은 쓸데없는 광고가 많이 와서 대부분 차단하거나 삭제를 하는데 이번엔 다소 친근한 방법으로 연락이 와, 살짝 궁금했고, 그런 기회도 많이 있다고들 했으니 대화를 해봤다.


일단 아래와 같이 연락이 왔다.

친근한 페이스에 일반적인 사람이 운영하는 것 같은 계정.

(남자) 안녕! 너의 아트워크에 매우 관심이 있어!


70프로 설렘과 30프로의 의심으로 답을 해드렸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심 있는 건 사람마다의 취향이니까. 내 손해 없는 호의는 좋은 거니까^^

(나) 안녕, 고마워^^

(남자) 너의 그림을 NFT로 구매하고 싶은데 어디서 왔어?

(나) 난 한국에서 왔어.


NFT에 대해서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뭐야 이 사람 이상해” 했을지도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가상화폐 세계에 입문했었던 사람으로, 그리고 디자인/아트 업계에 발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 우리 주변사람들에겐 한동안 NFT로 그림 팔기가 핫했고 매우 흥미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자) 프리랜서니? 아니면 다른 일을 하니?

(나) 저는 인테리어디자이너예요

(남자) 너의 두 개의 그림이 마음에 드는데 얼마에 팔거니? 내가 생각해 둔 예산이 있어.


인스타에도 적어둔 인테리어디자이너라는 정보는 있었으니 직업을 얘기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자기가 컬렉터라나 뭐라나.

뭐든 조금씩 할 줄 아는 게 위험한 거라고, 영어도, 가상화폐도 조금씩 할 줄 아니 대화는 술술 흘러갔다.


(남자) 너의 그림을 한 개당 1.5 이더리움으로 구매하고 싶어.


검색해 보니 1 이더리움은 거의 300만 원, 2개면 900만 원이란 뜻이다.

(왜? 게다가 두 개의 그림도 스타일이 다른 그림들이었다.)


아마 이렇게 제대로 대화한 사람도 없을 거다..

(남자) 여기에 너 그림을 올려두면 내가 구매를 할게.

(나) 알았어! 근데 거기에 있는 그림들은 내가 그리는 분위기랑 너무 다른데?

(남자) 맞아 그 그림들은 탑 컬렉터들이 모은것들이야. 그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거야

여기서 조금 응? 뭔 소리지. 이 사람 영어가 좀 동문서답인데. 싶었다.

여기까진 그래도 별 의심이 안 들었다.

(나) 아마 좀 하는 법을 알아보기 위해선 며칠이 걸릴 거 같은데 시간 좀 줄 수 있겠니?

(남자) 네가 해야 할 건 여기에 너의 계정을 만들고 작품을 올리면 돼. 근데 아마 지갑이 필요할 거야. 메타마스크 지갑을 추천해.

(나) 난 팬텀지갑을 갖고 있어. 그래도 시간이 좀 필요해

(남자) 알았어, 디얼. 너랑은 앞으로 계속 너의 어메이징 한 아트워크랑 트레이드를 하고 싶어. 장담해, 많은 사람들이 너의 그림을 좋아할 거야.


이러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 알려준 링크에 그림을 두 점 올렸다고 연락을 했다. 지금 보면 딱 봐도 이상한데 왜 한 거지? 무튼 나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

아, 미리 말하는데 아직 사기를 당한 건 없다.

(나) 여기 링크 두 개 있어.

(남자) 오케이, 그럼 몇 분만 줘 바로 결제하고 올게.

•••몇 분 후•••

어, 나 방금 결제하려고 하는데 안되네 왜 그러지?

(남자) 커스터머 서포트에 연락해 봐.

(나) 오케이, 알았어 다시 한번 해볼게. 지갑을 연결을 안 했는데 그거때문이려나? (순수 그 자체)

 커스터머 서포트에 연락을 해보니 거래를 할 때의 가스비 (수수료)가 부족하다 했다. 나한테도 0.05 이더리움의 가스가 사이트에 충전이 되어있어야 한다며. 검색하니 약 100달러.


그래서 제안을 했다.

(나) 0.05를 네가 미리 주면 작품가격을 1.45로 하면 똑같지 않을까? 여기로 보내줘.

(남자) 오우 그래서 그런 거구나

(연기력 오지네)

(나) 미안.. 별로 내가 익숙하지 못해서

내가 제안한 건은 너한테 합리적일까? 어때?

(남자) 그건 못할 것 같아. 우리의 첫 비즈니스잖아, 과거에 이력이 있었다면 문제가 없없을 텐데 말이야.

그러고 이제 지갑 연결을 시도하려고 시키는 듯했다.

바빠서 다행이지, 일하느라 밖에 있으니 나중에 연락해 준다 했다.

그리고 메타마스크를 연결시켜 이더리움을 구매하고 넣고 나서 다시 연락하라고 했다. 메타마스크보단 바이낸스가 이미 계정이 있었지만, 본인확인은 안되어있어서 본인확인 신청을 하고, 3일이 걸린다 해서 그렇다고 알려줬다.

그랬더니

(남자) 그러니까 메타마스크를 쓰라고.

같은 영어지만 살짝 짜증 난 느낌의 말투, 단어들이었다.

나 왜 영어 아는 거야..

(나) 오, 그렇구나

(남자) 메타마스크 어플 있어?

(나) 바이낸스가 이미 있어서 그걸 사용하려고 했지. 방금 일이 끝났으니까, 메타마스크, 한번 알아볼게.

(남자) 알았어. 메타마스크를 다운로드하면 하는 법을 알려줄게

(나) 해보고 다시 연락 줄게

(남자) 알았어 기다릴게


라고하고 아무래도 이상해서 검색을 해보니, 요즘 2023년 7월쯤부터 시작된 신종 사기 수법인 것 같았다.

알고 나서 바로 차단. 삭제.

불안한 건 위에 링크에 가입한 사이트에 계정 지우기라는 버튼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구글비번 바꾸고 메일 차단하고…

아직 뭔가를 당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작은 계정의 작가들에게 호의를 베풀고 구매를 하고 싶다는 연락..


살짝 설레고 와, 나 그림으로도 돈 버는 건가? 싶으면서 왜 이런 터무니없는 가격을 말하지? 내가 내 그림을 가격을 책정해야지 맞지, 이건 아닌데 싶은 양심 속에서 생겨나는 욕심등을 이용한..


검색해도 별로 패턴들이 없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써본다.

무조건 다 쳐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비즈니스의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 것 또한 SNS의 장점이니..


하지만 돈을 요구하는 어떤 수법.

이상한 링크에 들어가지 않는 거.

( 이건 당연한 거지만 위에처럼 저런 식으로 그림이랑 같이 오는 링크는 뭐 아무 의심 없이 들어가 버렸다. )


들에 조심하고, 다른 예술분야 작가님들은 멋진 컬렉터를 만났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겠습니다! 의 다양한 일본어 표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