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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 Mar 05. 2024

눈치 없는 일본인

은 아니지만

여러 부류의 인간들 중 간혹 가다 눈치 없는 일본인들이 있다. 보통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내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배려하고 예의 바른 친구들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행동해 주는 눈치 없는 일본인 친구였다.


눈치가 없다는 단어를 썼지만, 나에겐 딱 그 정도가 편했다. 같이 있어도 신경 쓰이지 않고 편한 것이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주변에 같이 있는 친구는 많이 있지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친구는 손에 꼽는다. 친구상황은 한국으로 생각해도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렸을 적부터 배려가 몸에 밴 이 나라에서 내 멋대로 마음 가는 대로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 어린이들도 ’스미마셍‘을 먼저 습득한다. 대학생 때는 이런 분위기에 맞춰야지만 생활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눈치 없는 일본인은 ”조금 추운데 난방 좀 킬게. “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일본인은 ”살짝 추운 것 같은데 난방을 혹시 키는걸 너는 어떻게 생각해? “

라고 하며 자신의 의견을 넣으면서 선택권은 남에게 시키곤 하는 듯했다. 말 수도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지고 배려도 많아져서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이런 내가 말하는 눈치 없는 일본인들이 대개 성격이 잘 맞았고, 그런 친구들이 편하다고 했지만, 회사나 사회생활을 할 땐 가면을 쓰듯 위와 같은 자기 방어 어법이 튀어나온다.


오랜만에 한국에 갔는데, ’ 저기요 물 주세요 ‘가 아닌, 혹여나 무례할까, 바쁘시진 않을까 싶어 ‘저기요 혹시 여기 물을 하나 주실 수 있을까요?’ 와 같이 그분이 나에게 줄 수 있는 상황인지를 파악하는 게 먼저가 되는 것이다.


일본인 특유의 재밌는 말투가 하나 있는데, 자신의 생각은 넣고 싶지만, 남의 눈치는 보고 싶을 때

 ‘쟈 나이케도(じゃないけど)‘
’-는 아니지만 ‘

가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기 에, 그.. 눈치 없는, 은 아니지만 그런 거 있잖아”라고 누가 말하면 “눈치 없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과 같다.


말투와 언어방식은 그 사람의 정체성도 만든다. 일본에 오래 있으면서 한국에 가면 일본인 다됐네 라는 소리를 듣는다. 좋은 의미일지, 아닐지는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일본인은 뭘까라고 생각하면, 나도 느끼는 일본 특유의 성격 은 아니지만, 이 나도 모르게 스며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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