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살아내기

뭐가 괜찮아

by 이나

성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인생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순간부터, 멀리서 보면 무서울 정도로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크게 보면 내가 상상한 대로의 곡선을 그려왔다. 입시, 취직, 결혼, 이직.


사람들은 인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잘 나가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도, 혹은 큰 사건 없이 평탄하게 흘러가는 사람도, 결국 인생에는 쓰일 수 있는 ‘운의 최대치’가 있다. 한 번에 큰 성취를 이룬 사람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큰 시련이 닥쳐오기 마련이다.


오르막길을 달리던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내리막길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 어떤 현명함으로 대처해 나가야 그 곡선을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런 현명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처음 겪는 신이 분명히 의도함에 틀림없는 이 인생의 흔들림에 지극히 본능적이고 감정적이었다. “그래, 이 시기쯤이면 당연히 와야지.” 하며 두 팔 벌려 여유롭게 받아들일 만한 지혜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하며 삶의 이치를 배운다.

가장 중요한,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라 하지만, 겸손을 미덕으로 삼고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괜찮아”라는 말로 모든 걸 덮어버리며, 정작 자기 내면의 목소리조차 외면하고 만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당황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나는 종교가 없다. 무교인 만큼 내가 믿어야 할 건 ‘나 자신’이어야 하는데, 스스로의 선택조차 의심하고, 지난 행동을 후회하기 일쑤라면 무엇을 축으로 삼고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쉽게 인생의 미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는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적어도 나를 믿어줄 사람은 나 자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큰 상처를 받더라도, 어떤 형태의 걱정과 고민이 있더라도, 결국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짐한다.


내일은 안 괜찮아도 되니,

우리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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