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소소한 이야기

팀원들과의 삶을 공유하는 이야기

by 부하곰이나니

#1. 말과 글

요즘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ROTC 학군단에 입단을 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경례"입니다.

경례 자세와 함께, "충! 성!"이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인사하는 것을 배우고 그 이후로 학교 주변에서 선배나 교관님을 보면 정말 큰 소리로 "충! 성!"이라고 외치는 것을 하게 됩니다.

87C2DAAC-7C67-4023-967A-D264C9546057.jpeg #경례하는 모습을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많은 의도와 목적이 있지만, 이렇게 "말"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정말 어렵고, 그러한 행위가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점점 다른 시선이 무던해지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말"로 표현하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와 노력이 수반되는 행동입니다.


그러한 "말"을 넘어 "글"로서 표현한다는 것!! 은 더 큰 도전이자 용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말"은 한 번 하고 나면 그 흔적만 남고 지나가는 시간의 "점"이라면,

"글"은 반복되고, 지속적으로 곱씹을 수 있는 시간의 "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시선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고, 책임감을 느끼게 되어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도전이자 목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2. 작은 요청

저는 현재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에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처음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을 때, 팀이 막 만들어져서 여기저기서 모인 팀원분들은 경력, 나이, 성별이 너무나도 제각각이었고, 팀의 역할도 매우 적고 소극적인 상황이었습니다.

팀에 주어진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같이 노력하면서 일로서 팀을 하나로 만들 수 있겠지만, "데이터"라는 업무는 한 팀이 주도적으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주변 팀과 협업하고 지원하는 것이 주요한 역할이기에 더 많이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팀원들에게 요청한 작은 업무가 "글쓰기"였습니다.


#3.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라는 말은 작은 이라는 뜻도 있고, 왁자지껄이라는 뜻도 있고, 우왕좌왕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어쩌면 ㅅㅅ 와 같이 웃으며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매월 팀원 모두가 하나 편의 글을 작성하고, 저는 그 글들을 모아 조직 전체 메일로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쉬웠을까요?? 꼭 해야 하냐며 저에게 따로 면담을 신청하신 분도 계시고, 대놓고 요즘 이 요청이 제일 힘들어서 직장 생활 못하겠다고 하시며 은근히 불만을 표현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가장 선임이셨던 팀원분부터 글이 하나씩 올라왔습니다.

첫 글은 써주신 분이 가벼운 자기소개를 해주셔서 인지 대부분 자기소개 형태로 작성해 주셨습니다. 물론 저도 글을 썼고, 모든 글에 댓글로 공감해 주고 감사함을 표현하며 전체 공유를 했습니다. 조직 구성원들도 처음에는 이게 뭐지? 일이 없나? 하셨지만, 글을 읽으며 가벼운 인사, 학연, 지연 등을 작성해 주시며 공감해 주셨습니다.

한 달, 두 달, 세 달이 지나면서는 점점 글들이 길어지고 제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주제를 정하고 글을 작성해 주기 시작했고, 글뿐만 아니라 사진과 영상들이 같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직 리더이신 임원분께서도 업무 보고 때, 저희 팀원 이름을 듣고는 글과 연결하여 말씀해 주시고 호응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가 우리 팀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11D7E551-D53C-404E-A526-72869C238E96.png #팀원 중 한 분이 소소한 이야기를 듣고 소처럼 성실히 글쓰라는 거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4. 꾸준하게......

요즘 AI, 빅데이터 세상이라고 하며 누구나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영상, 쇼츠들로 여러 챌린지와 밈들로 대변되는 따라 하기와 짧은 순간이 소비되는 "점"과 같은 세상이기에 어쩌면 "내 생각", "글"이라는 것이 더 소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소중함을 그동안 "나 하나 살아가기"에 집중하느라 나누지 못하던 것을 이제는 한 겹씩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동안의 수많은 변명과 핑계를 내려놓고, 아주 작고 소소하지만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꾸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