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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백만 송이 장미"

by ina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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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수봉 님의 "백만송이장미"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왜냐하면, 가사가 내 이야기 같고, 믿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얄궂고 서글플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는다.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가사가 너무 아름다운 노래다. 하지만, 얄궂게도 인간은 사랑을 꾸준히 받으면 자만감에 빠진다.

얄궂게도, 미워하는 마음 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주는 사랑은 처음과 같은 가치로 상대에게 닿지 못하고

잔에 넘치는 물처럼 흘러넘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은 비어 있는 사랑이 된다.


그래서 이 노래가사는 내게 위로가 되었다.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라면,

내게는, 그 순간만큼은 꽃을 피우는 일처럼 의미 있는 일로 남을 테니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타인과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진실한 사랑을 체험하며 의미를 잘 만들어가는 일이 삶에선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삶을 아름다운 꽃 밭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나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고, 그 일은

삶을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훗 날 눈감는 날, 이렇게 말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삶은 사랑 그 자체였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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