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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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선택들의 연속이자 합이라고 한다.
최근, 공지영 님이 쓰신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예전에도 읽었던 책이지만, 이렇게 위로가 되고 마음에 오래 남는 글귀들은 다시 읽어 볼 때마다 새로운 여운을 남긴다.
그중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다.
"쾌락과 행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라는 문장이다.
"엄마는 네게 요구한다. 너는 언제나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쾌락과 행복 사이에서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사이에서 우정을,
허영과 진심 사이에서 진심을, 그리고 반항하려거든 열렬히 해야 한다."
엄마가 딸에게 전하는 방식의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속에 한참을 머물렀다.
쾌락과 행복사이, 나는 이런 것들이 젊은 날의 반항 후에 오는 깨달음 같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반항하지 않고 올바른 가정환경에서 좋은 것들을 접하고 좋은 교육을 받고 충분한 사랑과 믿음을 배우며 살다 보면, 삶에서 금지된 것들을 접할 이유도 필요도 없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가 흔히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아느냐"는 말은 개인의 삶에서
스스로 경험함으로써 얻어지는 아픔과 상처로 인해서 그 후에 내게 참과 그릇된 것들이 흩어진 퍼즐처럼 정렬되는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저 문장은 한 개인에게 의미 있는 문장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가치의 기준이 다양화되어 가고,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세상 속에서 단순히 쾌락과 행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사람들은 각각 다른 것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개인에게 경험과 가치, 그리고 사랑의 의미 삶의 방향성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야 삶의 3분의 1을 살면서, 나의 가치의 퍼즐 조각들이 산산이 부서져, 이제 정렬을 맞추어 가고 있다. 나에게 단순히 쾌락적이고 물거품 같은 것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 그리고 사랑의 의미와 가치, 그에 따른 행동해야 하는 방향성, 탐욕과 우정의 차이, 그리고 허영과 진심의 경계 같은 것이 어렴풋이
맞추어지고 있다.
나는 삶이란, 단순히 마침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과정 동안 선택을 하고 여전히 선택하고 있고,
다음엔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삶에는 희로 애 락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치열하게 고민하고, 절규하며 아파도 보고, 산산이 부서져가며 배신당하고 상처받고
열정적이게 사랑하다 잿더미처럼 사라지다 보니, 삶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이 남아 있는 한 가치 있고
고귀한 것이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만난 저 문장이 내게 가치 있게 와닿는 것을 보면,
그 의미가 가슴속 깊이 어렴풋이 이해가 되는 걸 보면,
나는 오롯이 찍어먹어보지 않아도 똥인지 된장인지, 알 수 있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일 테니까,
"엄마는 네게 요구한다.
너는 언제나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
쾌락과 행복 중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
탐욕과 우정사이에서 우정을,허영과 진심사이에서 진심을,
그리고 반항하려거든 열렬히 해야한다."
삶의 퍼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숱하게 뒤집혀 조각들이 흩어져도,
어느순간, 삶의 퍼즐조각들은 제 자리에 온전히 맞추어진다. 사람은 속아도, 삶은 속일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