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집”
오랜만에 자우림 님의 “going home”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귀가하는 길에 가만히 들으면서, 내가 돌아가고 싶은 집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은 몸을 뉘이는 곳이기도 하지만, 나의 안식처 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겐, 어린 시절부터 늘 집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밖보다 춥고, 더 긴장하게 되며, 더 나답지 않아 지는 그런 장소, 마음 둘 곳이 없었다.
어쩌면, 돌아가고 싶은 집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건 물리적인 집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마음 안 쪽 가장 나 자신만 알고 있는 나의 마움의 집 안이 어수선하면 늘 밖을 서성이고 헤매게 되니까, 마음의 공간을 잘 돌보는 일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두고 무엇을 두지 않을지, 무엇이 마음에 걸리는 것인지, 무엇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들인지 알아보고 바라보고 돌보는 일들은, 어쩌면 매일 이불을 개고 양치를 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방황하는 이유는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볼 용기가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마음 둘 곳이, 여기 일 때, 내 마음일 때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결심하고 나선, 더 이상 마음 둘 곳을 찾지 않게 되었다. 내 마음 안이 이제는 내게 안식처가 되었으니까,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와 조금 더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