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잎, 루베아 이야기
- 프롤로그
나의 잎은 왜, 남들과 다를까. 세잎 사이에 태어난 클로버 루베 아는 찢어진 자리에서 자라난 네 번째 잎을 부끄러워하며 혼자 조용히 풀숲 속에 숨어 지냅니다.
하지만 어느 날,“너는 행운이야.”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루베아의 마음에 작은 빛을 비추기 시작했어요.
이건 한 아이가 자신을 받아들이는 여정이자, 우리 모두가 언젠가 건너온 마음의 다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도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을 위해, 이 작은 풀잎 이야기를 당신에게 건넵니다.
1. 다르면 안 되는 걸까?
풀잎나라에는 수많은 풀잎들이 제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자라고 있었어요. 그중 세 잎클로버는 토끼풀이라고도 불리며 귀엽고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풀잎이었어요, , "행복"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었죠, 세잎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토끼풀밭엔 늘 행복이 가득했어요,
사람들은 말했어요. “세 잎 클로버는"행복"을 품고 있어. 참 아름답지!”
그런데요, 그중 한 아이, 루베아는 어릴 적 바람에 휩쓸려 한쪽 잎사귀 옆구리가 찢어지고 말았어요.
찢긴 자리는 점점 갈라졌고, 그 틈 사이로 어느 날, 아주 조용히 작은 새잎 하나가 자라나기 시작했어요.
“왜 나는 네 잎이지…? 이상해.”
루베아는 다른 클로버들과 달라서 늘 초라한 기분이었어요. 다른 애들처럼 반듯하지도 않고, 왠지 조금 ‘틀린’ 것 같았거든요.
루베아는 자신을 숨기기 시작했어요. 풀숲 깊은 곳에서 다른 클로버들이 볼 수 없는 곳에 가만히 숨어 살았죠.
그러던 어느 날, 풀잎나라에 소풍을 온 한 아이가 루베아를 발견했어요.
“우와! 네 잎 클로버다!!!”
아이의 눈이 반짝였어요. 글로버는 깜짝 놀라 숨으려 했지만, 아이는 조심스럽게 손바닥을 내밀었어요.
“넌 너무 특별해. 네 잎은 행운의 상징이래. 엄마가 그랬어, 남들과 다른 건 나쁜 게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좋은 징조라고.”
루베아는 가만히 아이의 눈을 바라봤어요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이상하다'가 아니라 ‘행운’이라 불렀거든요.
그날 이후, 루베아는 자신을 조금씩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찢어진 자리에서 자란 새 잎사귀, 그건 상처의 흔적이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네 번째 잎이었단 걸.
그렇게 루베아는 알게 되었어요. 남들과 다르다는 건, 내 안에 숨어 있던 나의 개성이 자라난 자리였다는 걸, 그건 나만의 장점이자 아름다운 매력이라는 걸요,
2. 상처에서 자란 잎
바람이 거세게 불던 어느 날, 루베아는 자신의 몸이 살짝 찢어진 걸 알았어요. 그건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마음까지 아픈 자리였죠.
“이 자리는… 왜 생긴 거지? 내가 뭔가 잘못한 걸까…?”
다른 클로버들은 바람에 흔들리다 다시 고요해졌지만, 루베아는 그날 이후 혼자 웅크린 채 풀숲 가장자리에 머물렀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 무렵, 루베아는 자신도 모르게 찢어진 잎 사이에서 무언가가 자라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처음엔 조그맣고 연약해서 ‘혹시… 병이 난 걸까?’ 하고 두려웠지만,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그것은… 바로 네 번째 잎사귀였어요.
“왜 나에게만 이런 게 생긴 걸까… 더 이상해지기만 하잖아...”
루베아는 그 새로운 잎을 자꾸 감추려 했어요. 다른 클로버들처럼 '정상'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풀잎나라에 놀러 온 또 다른 아이가 조심조심 풀 사이를 헤치다가 루베아를 발견했어요.
“엄마! 여기 네 잎 클로버 있어요! 진짜야, 진짜!! 이거면 시험도 잘 보고, 소원도 이뤄진대요!”
아이의 눈은 순수하게 빛났고, 루베아를 바라보는 얼굴엔 기쁨과 놀라움, 그리고 따뜻함이 가득했어요.
“내가… 행운이라고…?”
그 말은 루베아의 마음속 깊은 상처에 햇살처럼 내려앉았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루베아는 자신의 네 번째 잎을 조심스레 바라봤어요.
“혹시… 너는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잎사귀였을까?"
그날 밤, 루베아는
처음으로 자신의 모든 모습을 안아보았어요. 찢어진 자리도, 새로 자란 잎도, 슬픔도, 두려움이 자라는 시간들도 다 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3. 루베아의 첫 미소
그날 이후, 루베아는 풀숲 안에서 가끔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어요. 왠지 모르게 세상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거든요. 예전처럼 완전히 숨고 싶진 않았어요. 아직은 부끄럽지만, 자라난 네 번째 잎사귀가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했으니까요.
“행운이래… 내가?”
머릿속에 남아 있는 아이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루베아는 살짝 웃어보려 했어요. 하지만 어색한 미소는 금세 사라졌어요.
“아냐, 난 그런 존재 아니야. 그냥… 이상할 뿐이야.”
루베아는 다시 고개를 숙였어요.
하지만 그 모습을 한 아이가 보고 있었어요.
풀숲 근처에서 혼자 소풍 온 리나라는 아이였어요. 리나는 조용히 루베아 곁에 다가와 말했어요.
“너… 혼자야?”
루베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리나는 가방에서 조그마한 종이 조각을 꺼내더니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다름은 특별함의 다른 말이야.’
루베아는 놀라 눈을 깜빡였어요. 그 말은 마치 오래전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처럼 조용히 마음 깊은 곳에 들어왔어요.
그날 밤, 루베아는 다시 한번 웃어보았어요. 이번엔 아주 살짝이었지만… 정말로 마음에서 피어난 미소였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루베아가 웃자 풀숲의 다른 클로버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어 루베아를 바라봤어요.
“뭔가 따뜻해졌어…” “저 아이, 뭔가 있어…”
그렇게 루베아의 첫 미소는 작은 감정의 씨앗이 되어 풀잎나라에 퍼지기 시작했어요.
그건 아주 작고, 느린 시작이었지만
루베아는 처음으로 자신으로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고 느낀 밤이었어요.
4. 루베아가 만난 친구
루베아는 요즘 풀숲을 조금씩 걷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조심스러웠지만, 햇살도 바람도 전보다 조금 더 다정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작은 나뭇잎 그늘 아래에서 루베아는 혼자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어요.
그 아이는 루베아보다 조금 작은 세 잎 클로버였어요. 그런데 눈물이 가득한 얼굴과 함께, 한쪽 잎이 살짝 구겨져 있었어요. 마치… 자라다 말고 접힌 듯한 모양이었죠.
루베아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인사했어요. “안녕… 괜찮아?”
아이의 이름은 미루였어요. 미루는 루베아를 보고 잠시 말을 잃었어요. 그러다 말했어요.
“너… 네 잎이구나… 멋지다…”
루베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웃으며 대답했어요. “사실… 나도 예전엔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남들처럼 세잎이 아니라서…”
그러자 미루가 조용히 말했어요. “나는… 자라지 못한 잎이 있어. 그래서 다들 날 흠이라고 불러. 나도 누군가에게 특별한 클로버가 될 수 있을까…?”
루베아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는… 상처 난 자리에서 이 잎이 자랐어. 그게 날 더 나답게 만들어줬어. 미루도 아마, 그 구겨진 잎이 너만의 이야기가 되어줄 거야.”
그날 이후 루베아와 미루는 매일 풀숲에서 함께 놀았어요. 햇살을 나누고, 서로의 다름을 이야기하며 조금씩 웃는 날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루베아는 깨달았어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때, 다른 누군가도 자신의 다름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걸.
그날 밤,
작은 풀숲 한가운데엔 서로의 다름을 안아주는 미소 두 개가 나란히 빛나고 있었어요.
5. 다름의 정원
루베아와 미루는 어느새 풀숲에서 매일같이 함께 웃는 사이가 되었어요. 그들은 조용히 말했어요.
“우리 같은 아이들이 또 있을까?” “혹시… 나처럼 다르다는 이유로 혼자 있는 아이들 말이야.”
그리고 그날부터, 둘은 매일 풀숲을 돌아다니며 조용히 마음을 감춘 친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먼저 만난 아이는 잎사귀 끝이 노랗게 물든 클로버, 노니였어요.
“나는 태어날 때부터 색이 달랐어. 다들 시들었다고 생각해. 가까이 오지 않으려 해.”
하지만 루베아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노니야, 넌 아침 햇살 같아.
우리는 같은 초록이 아니어도, 같은 정원에서 자라나는 친구야.”
다음은, 잎사귀가 두 장뿐인 조그만 클로버, 두비.
“나는 아직 세 번째 잎이 안 나서 다들 날 미완성이라고 해…” 두비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어요.
그러자 미루가 말했어요.
“나는 구겨진 잎을 가졌고, 루베아는 상처에서 잎이 자랐어. 너는 이제 자라날 이야기의 시작이야.”
그렇게, 풀숲 속 작은 공터에 조용하고 다정한 아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어요.
루베아는 작은 이름표를 만든 뒤, 그 자리의 이름을 *‘다름의 정원’*이라 불렀어요.
거기엔
구겨진 잎, 색이 다른 잎, 아직 덜 자란 잎, 찢어졌던 자리에서 자란 잎들이 서로의 다름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웃고, 고개를 끄덕이는 풍경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누군가가 다름의 정원을 지나가며 이렇게 말했어요.
“여긴 뭔가 따뜻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야.”
그 말에 루베아는 속삭였어요.
“행운이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대. 우리 정원은, 그런 마음이 피어나는 곳이야.”
6. 너의 잎도 아름다워
풀잎나라에 봄이 깊어졌어요. 루베아와 미루가 만든 다름의 정원에는 하나둘, 다른 잎을 가진 친구들이 찾아왔고 그곳은 이제 웃음과 다정한 말들로 가득한 작은 숲이 되었어요.
어느 날 루베아는 말했어요.
“우리… 모두의 잎을 축하하는 날을 만들면 어때?” “각자 자신만의 잎을 기념하고, 서로를 칭찬하는 날!”
모두의 눈이 반짝였어요. 그리고 정원의 한복판에서 작은 준비가 시작됐어요.
노니는 노란 잎사귀에 햇살처럼 빛나는 꽃 장식을 달았고, 두비는 아직 작지만 용감하게 열린 세 번째 잎을 자랑했어요. 미루는 구겨졌던 잎사귀를 펼쳐 작은 리본을 매달았고, 루베아는 찢어진 자리에서 자란 네 번째 잎에 작은 반짝이 이슬방울을 얹었어요.
그날, 풀숲엔 초록도 노랑도 연두도 모두 함께 웃는 *‘잎의 축제’*가 열렸어요.
누군가가 조용히 물었어요.
“루베아, 넌 왜 이 정원을 만든 거야?”
루베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어요.
“예전엔 내 잎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 잎은 상처가 아니라, 내가 나를 안아준 자리였던 거야.
나도 나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 다른 잎들도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어.”
그 순간, 다름의 정원에는 보이지 않는 꽃 한 송이가 피어났어요. 그 꽃은 이름도, 색도 없었지만 루베아는 알고 있었어요.
그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마음에서 자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꽃이라는 걸.
에필로그
그리고 지금, 풀숲 어딘가엔 누군가의 다른 잎을 조용히 바라보며 이렇게 속삭이는 아이가 있어요.
“나도… 나를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