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요정 크락이 이야기
감정의 정원 깊은 곳,
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돌길이 있다.
그곳은 늘 바람이 세게 분다.
하늘은 종종 먹구름에 덮이고,
먼 산 너머에서 번개가 조용히 내려앉는다.
그 울퉁불퉁한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아이,
이름은 크락이다.
분노를 돌보는 정령이다.
크락은 겉으로 보기엔 거칠고 날카로워 보인다.
목소리는 우렁차고, 표정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엔 누구보다 뜨겁고 정직한 마음이 숨어 있다.
그건, 불처럼 타오르지만
누군가를 태우기보다 자신을 태워버리는 속마음이기도 하다.
어느 날, 조용한 발소리를 따라
한 아이가 크락을 찾아왔다.
손을 꼭 쥐고, 눈을 바닥에 떨군 채 말했다.
“화를 내면… 나쁜 사람 같아요.”
그 말에 크락은 천천히 바위에서 일어났다.
손을 펼치며, 이렇게 대답했다.
“분노는 나쁜 게 아니야.
그건 마음의 울타리야.
네가 너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경계지.”
그 말에 아이는 눈을 떴다.
숨겨두었던 말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사실은… 너무 억울했어요.
말을 했는데 아무도 안 들어줬고,
계속 참다 보니 어느 순간 너무 화가 났어요.”
크락은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 그 감정은 틀리지 않아.
그건 너의 진심이야.”
그날 이후, 아이는
분노를 억누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조용히 꺼내어 들여다보았다.
울퉁불퉁한 감정은 여전히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무섭지 않았다.
분노는 관계를 망치기 위한 감정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감정이라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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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루틴 한 줄]
마음속에 일어나는 화를 억누르지 말고, 조용히 꺼내어 바라보자.
[감정 편지 한 줄]
분노는 나를 지키기 위한, 마음의 울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