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미르의 이야기.
감정의 정원에는
발밑이 출렁이는 숲이 있다.
흔들다리들이 이곳저곳을 연결하고 있지만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밟으면 부서지지는 않을지도 알 수 없다.
그 다리들 위엔 언제나 바람이 불고,
구름은 너무 가까워서
때로는 하늘과 땅이 어디인지조차 모호해진다.
그리고 그 다리 한쪽,
로프에 조용히 몸을 기댄 작은 정령이 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미르.
불안을 돌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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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는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누군가가 다리를 건너오는 것을 기다린다.
손에 쥔 조약돌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말없이, 천천히.
불안은 언제나 위태롭다.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척,
너무 잘하려고, 너무 강해지려고 하다
결국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마는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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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아이가 다리 위에 발을 디뎠다.
첫 걸음부터 덜컥, 흔들리는 느낌.
숨이 턱 막히고, 손발에 힘이 빠졌다.
“무서워요. 넘어질까봐.”
아이가 속삭였다.
미르는 대답 대신
자신이 들고 있던 조약돌 하나를 건넸다.
“이건 나도 매일 쥐고 있는 돌이야.
불안할 땐 손 안에 뭔가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괜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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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 쥐고,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다리는 여전히 흔들렸지만,
아이의 발끝은
그 떨림 속에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선택하는 것,
그게 미르가 알려주는 불안의 루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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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끝에 거의 다다랐을 때,
아이는 잠시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지나온 흔들리는 길,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미르.
미르는 손을 흔들지도, 웃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 존재만으로
‘괜찮아’라는 말을 건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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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무너지기 직전의 감정이 아니다.
흔들리는 와중에도
“나는 여기 있어”라고 말해주는
내 안의 작고 단단한 존재.
그 존재가
오늘도 다리 위에 있다면,
우리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저, 잠시 흔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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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루틴 한 줄]
불안할 땐 손안에 작고 단단한 무언가를 쥐어보세요.
당신은 지금, 그 다리를 건너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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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편지 한 줄]
“나는 무너지지 않아. 단지 흔들릴 뿐이야.”
– 불안이 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