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완전한 나비
정원, 무지개정원, 그리고 구름 위의 사랑의 유토피아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마음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정원이 바로 내 마음이었다.
"정말 많은 곳을 다녔구나."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정말 긴 여행이었다.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평화롭고, 때로는 혼란스러운 여행이었다.
하지만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단 하나의 경험도 헛되지 않았다.
그때 아래에서 작은 움직임이 보였다. 데이지밭 근처에 무언가 있었다.
내려가 보니... 작은 애벌레였다.
갓 알에서 깨어난 듯한 작은 애벌레가 데이지 잎사귀를 열심히 갉아먹고 있었다.
"안녕?"
애벌레가 고개를 들더니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와... 나비다! 정말 예쁜 나비!"
그 애벌레의 눈빛에는 순수한 동경이 담겨 있었다.
"물론이야. 너도 반드시 나비가 될 거야."
"어떻게 해야 해?"
나는 잠시 생각했다. 이 작은 애벌레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먼저 많이 먹고 자라야 해. 그리고 때가 되면 고치를 만들어야 하고."
"그 다음엔?"
"기다리는 거야. 고치 안에서 조용히 기다리면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거야."
애벌레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덤였다.
"무서우지 않아?"
"무서워. 하지만 그 무서움을 견디면 아름다운 나비가 될 수 있어."
"나비가 되면 뭘 해야 해?"
나는 미소지었다.
"여행을 하는 거야. 아주 긴 여행을."
"어떤 여행?"
"마음정원을 여행하는 거야. 다양한 감정들을 만나고, 여러 경험들을 쌓고, 조금씩 성장하는 여행."
애벌레의 눈이 반짝였다.
"그 여행에서 뭘 배워?"
"사랑하는 법을 배워. 그리고 아파하는 법도 배우고. 용서하는 법도, 용기내는 법도, 슬퍼하는 법도 배워.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는 잠시 멈춘 후 계속했다.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걸 깨달아."
"사랑?"
"그래. 모든 감정의 뿌리는 사랑이야. 분노도, 두려움도, 슬픔도... 모두 사랑에서 나오는 거야."
애벌레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힘들지 않을까?"
"힘들어. 때로는 정말 힘들어. 하지만 그 힘듦을 통해서 진짜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애벌레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모든 여행에는 도와주는 존재들이 있어. 그리고 여행이 끝나면..."
"여행이 끝나면?"
"사랑의 유토피아에서 모든 나비들과 함께 살 수 있어.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조화롭고 평화로워."
애벌레가 밝게 웃었다.
"알겠어! 나는 지금 열심히 잎사귀를 먹을게!"
그리고 다시 열심히 잎사귀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예전의 내 모습 같았다.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미래에 대한 꿈으로 가득한 모습.
이제 알았다. 내 여행이 끝난 게 아니었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나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무지개빛 날개가 햇살에 반짝였다. 그 날개에는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이 담겨있었다.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두려움도, 사랑도, 상처도... 모든 것이.
그리고 이제 나는 알았다. 나는 완전한 나비였다. 하지만 그 완전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애벌레들이 있었다. 아직 고치를 만들지 못한 애벌레들, 고치 안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애벌레들, 갓 나비가 되어 어리둥절해하는 나비들...
모두가 각자의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들에게 길을 보여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구름 위 사랑의 유토피아에서는 다른 완전한 나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진정한 평화와 조화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아래 세계로 내려와서 여전히 여행 중인 존재들을 도울 것이다. 그것이 완전한 나비의 사명이었다.
나는 날개를 크게 펼치고 높은 하늘로 날아갔다. 아래로는 끝없는 마음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정원 곳곳에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존재들이 보였다.
모든 존재는 나비가 될 수 있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리고 모든 나비는 또 다른 애벌레를 도울 수 있다. 그것이 삶의 아름다운 순환이다.
나는 이제 진정으로 자유로웠다. 모든 감정을 품을 수 있고, 모든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고, 모든 존재를 사랑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자유.
나비의 정원여정기가 끝났다.
아니,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정원은 계속 변화했다.
데이지밭에서는 새로운 애벌레들이 계속 태어났고, 각자의 시간에 맞춰 고치를 만들고 나비가 되었다.
어떤 나비는 빨갛게, 어떤 나비는 파랗게, 어떤 나비는 노랗게... 모두 다른 색깔과 모양으로 피어났다. 하지만 모두 아름다웠다.
그리고 모든 나비들은 각자의 마음정원 여행을 떠났다. 어떤 나비는 먼저 희망을 만나고, 어떤 나비는 먼저 슬픔을 만났다. 순서는 달랐지만 결국 모든 감정을 경험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 길잡이 나비가 되었다. 길을 잃은 어린 나비들에게 방향을 알려주고, 절망에 빠진 나비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상처받은 나비들에게 치유를 전해주었다.
때로는 나 자신도 다시 어려운 순간들을 맞았다. 새로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새로운 두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것도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수많은 동료 나비들이 함께 있었고, 우리는 서로를 도우며 더 큰 아름다움을 만들어갔다.
마음정원은 계속 확장되었다. 새로운 감정들이 발견되고, 새로운 지혜들이 피어났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사랑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것이 나비들의 영원한 이야기였다.
끝이면서 동시에 시작인 이야기.
상처받으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