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지하철 괴물 사건

지하철 괴물사건

by 시더로즈







*3일 후, 오후 2시, 서울대입구역*


“오늘은 실전 훈련이야.”


린이 지하철 플랫폼에서 강설에게 말했다. 지난 3일간 강설은 설화회에서 집중 훈련을 받았다. 연계 만다라, 전투 응용법, 그리고 은밀한 능력 사용법까지.


“실전 훈련이요?”


“일상 속에서 능력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해.”


린이 설명했다.


“백두산에 가면 일반인들 앞에서도 싸워야 할 상황이 올 수 있거든. 그때 들키지 않게 능력을 쓰는 것도 기술이야.”


전동차가 들어왔다. 평일 오후라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붐볐다.


“일단 목표는 간단해.”


린이 귓속말로 말했다.


“전동차 안에서 작은 만다라 하나를 만드는 거야. 아무도 모르게.”


“그런 게 가능해요?”


“손가락만 살짝 움직여서 할 수 있어. 나 봐.”


린이 시범을 보였다. 그는 스마트폰을 만지는 척하면서 검지로 아주 작은 궤적을 그렸다. 순간 그의 휴대폰 화면에 미세한 서리꽃이 피었다가 사라졌다.


“와, 정말 아무도 못 봤어요.”


“네 차례야.”


강설이 조심스럽게 시도해봤다. 가방 끈을 만지는 척하면서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그렸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평소보다 많은 서리가 나왔다. 주변 온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춥네? 에어컨 고장났나?”


옆에 앉은 아저씨가 중얼거렸다.


“실패.”


린이 작게 웃었다.


“감정을 조절하는 게 핵심이야. 다시.”


강설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이번에는 성공했다. 아주 작은 만다라가 그녀의 손바닥 위에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좋아!”


린이 엄지를 들어올렸다.


그런데 그 순간, 전동차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 뭐지?”


승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전동차가 터널 중간에 멈춰 섰다. 그리고 불이 꺼졌다.


“정전인가?”


“왜 갑자기…”


어둠 속에서 사람들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때 린과 강설은 동시에 느꼈다. 차가운 기운이 전동차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얼음과는 다른, 불길하고 어두운 차가움이었다.


“혼돈교단!”


린이 작게 중얼거렸다.


“여기서까지?”


전동차 맨 앞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거대한 뱀 같았지만 완전히 얼음으로 만들어진 괴물이었다. 눈은 빨갛게 빛났고, 입에서는 검은 서리가 흘러나왔다.


“으아아악!”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진정하세요! 모두 뒤쪽으로!”


린이 큰 소리로 외쳤다. 동시에 강설에게 작게 말했다.


“일반인들을 먼저 대피시켜야 해.”


하지만 얼음뱀 괴물이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것이 입을 크게 벌리자, 전동차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승객들의 숨이 하얗게 나오기 시작했고, 일부는 추위에 떨고 있었다.


“이대로는 사람들이 얼어죽어!”


강설이 다급하게 말했다.


“어쩔 수 없어. 들켜도 좋으니까 먼저 사람들부터 구하자.”


린이 결심했다.


그는 일어서서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아름다운 얼음 궤적들이 공중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뭐야, 저게?”


“어떻게 저런 게…”


승객들이 놀라며 바라봤지만, 린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얼음 궤적들이 뱀 괴물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괴물의 검은 얼음이 린의 공격을 모두 흡수해버렸다.


“안 통해!”


“제가 해볼게요!”


강설이 일어섰다. 이번에는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두 손을 들어올렸다.


“프로스트 만다라!”


공중에 중간 크기의 만다라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승객들이 더욱 놀라며 바라봤지만, 강설은 집중했다.


“정화의 빛!”


만다라에서 따뜻하면서도 정화하는 빛이 쏟아져 나왔다. 그 빛이 괴물에게 닿자, 괴물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크아아악!”


검은 얼음이 점점 깨끗한 얼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물도 쉽게 당하지 않았다. 그것이 꼬리를 휘둘러 전동차 천장을 내리쳤다.


“위험해!”


천장이 무너져 내리려는 순간, 강설이 방어 만다라를 만들었다. 거대한 얼음 방패가 승객들을 보호했다.


“믿을 수 없어…”


“저 사람들 뭐야?”


승객들이 웅성거렸지만,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설아, 연계 만다라!”


린이 외쳤다.


“같이 해보자!”


강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어올렸다.


린이 먼저 얼음 궤적으로 기본 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강설이 그 틀 안에 정교한 만다라를 그려넣었다.


두 사람의 능력이 합쳐지자,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만다라가 완성되었다. 얼음의 우아한 곡선과 신성한 기하학 무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합성 만다라: 정화의 폭풍!”


강력한 바람이 전동차 안을 휩쓸었다. 하지만 승객들에게는 따뜻했고, 괴물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으아아악! 이럴 수는 없다!”


괴물이 완전히 정화되면서 사라져갔다. 동시에 전동차의 전기도 다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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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후*


“정말 감사합니다!”


승객들이 강설과 린에게 인사했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자신들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컸다.


“혹시 슈퍼히어로세요?”


어린 아이가 순진하게 물었다.


“음…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에요.”


강설이 웃으며 대답했다.


“멋있어요! 저도 나중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이의 말에 강설은 뜻밖의 보람을 느꼈다. 자신의 능력이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전동차가 다음 역에 도착하자, 승객들이 모두 내렸다. 강설과 린도 함께 내렸다.


“첫 번째 실전치고는 잘했어.”


린이 말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노출됐네. 내일 뉴스에 나올 것 같은데?”


“괜찮아요. 사람들을 구한 게 더 중요해요.”


강설의 대답에 린이 미소지었다.


“그런 마음가짐이 좋아. 힘이 있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야.”


하지만 그때 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런데 이상해. 왜 혼돈교단이 일반인들을 공격했을까?”


“저를 끌어내려고?”


“그것 치고는 너무 약했어. 진짜 목적이 따로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이 역을 나오는 순간, 휴대폰에 긴급 뉴스가 떴다.


“전국 각지에서 이상 현상 다발 발생… 부산, 대구, 광주에서 동시에 괴물 출현…”


린과 강설이 서로를 바라봤다.


“함정이었어.”


린이 깨달았다.


“우리가 여기서 시간을 끄는 동안, 다른 곳에서 진짜 작전을 진행하고 있었던 거야.”


“그럼 지금 어떻게 해야 해요?”


“설화회 본부로 가자. 마스터님께 보고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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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설화회 서울 지부*


“전국 동시 공격이라고?”


설악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해변에 얼음 거인이 나타났고, 대구에서는 동성로에 검은 눈보라가 몰아쳤대.”


민혜가 뉴스를 보며 보고했다.


“광주에서는 무등산 등산로가 통째로 얼어붙었고요.”


“동시 다발 공격…”


할머니가 심각하게 중얼거렸다.


“이건 본격적인 전쟁 선포야.”


“전쟁이요?”


강설이 놀랐다.


“지금까지는 네 능력을 시험해보거나 흔들어보는 정도였어. 하지만 이번처럼 전국 규모로 움직인다는 건…”


설악이 설명했다.


“무극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는 뜻이야.”


“그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겠네요.”


강설이 결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당장 백두산으로 가요.”


“너무 성급해. 아직 준비가…”


“준비할 시간이 없어요.”


강설이 설악을 바라봤다.


“혼돈교단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는 건, 저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잖아요?”


“맞지만…”


“그럼 제가 더 강해지기 전에 막으려고 할 거예요. 지금이 기회예요.”


린이 강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설아 말이 맞아.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쳐야 해.”


할머니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알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


“조건이요?”


“백두산에는 나도 같이 간다.”


할머니의 눈이 결연했다.


“내가 초대 설화회 리더였던 건 잊지 말아라. 백두산 성역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어.”


“할머니까지 위험에 빠뜨릴 순 없어요.”


“설아.”


할머니가 강설의 손을 잡았다.


“네가 위험하다면 나도 안전하지 않아. 우리는 운명 공동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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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강설의 기숙사*


“내일부터 며칠간 고향에 다녀올 거야.”


강설이 유진에게 말했다.


“갑자기? 무슨 일 있어?”


“할머니가 몸이 안 좋으셔서.”


거짓말이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럼 조심해서 다녀와. 연락 꼭 하고.”


“응, 고마워.”


강설은 짐을 싸면서 복잡한 심정이었다. 백두산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지, 덴진의 첫 번째 기억이 정말로 있을지, 그리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하지만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드디어 진짜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휴대폰에 메시지가 왔다.


[린: 내일 오전 7시에 김포공항에서 만나. 중국 연길 경유해서 백두산 갈 거야.]


[린: 걱정하지 마. 내가 꼭 지켜줄게.]


[강설: 고마워요. 내일 봐요.]


[린: 잘 자. 내일부터 진짜 모험이야 ]


강설은 그 메시지를 보며 미소지었다. 무서웠지만, 린이 함께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창밖으로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돈교단의 검은 눈이 아니라,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눈이었다.


마치 덴진이 그녀의 여행을 축복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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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중국 지린성 어딘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군.”


무극이 얼음 왕좌에 앉아 수정구 안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강설이 짐을 싸는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백두산으로 가는군. 예상대로야.”


옆에 서 있던 검은 후드 인물이 말했다.


“백두산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니다.”


무극이 손을 들어올렸다.


“직접 막지는 말아라. 오히려 그녀가 첫 번째 기억을 찾도록 도와줘.”


“도와준다고요?”


“그래. 그래야 더 강해지잖아?”


무극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프로스트 만다라의 계승자가 강해질수록, 내가 그 힘을 흡수했을 때의 효과도 커진다.”


“하지만 위험하지 않습니까?”


“위험? 재미있는 걸.”


무극이 일어서서 창밖의 눈보라를 바라봤다.


“1000년 만에 이런 흥미진진한 상대를 만나다니.”


그의 눈이 붉게 빛났다.


“놓칠 수 없는 기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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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끝 -**


*7화 ‘첫 번째 만다라 그리기’에서 계속…*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