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밤
당신이 숲에 들어선 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릅니다.
시간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여요.
첫 밤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당신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었어요.
발 아래로는 까만 어둠이 펼쳐져 있었고, 위로는 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당신은 만났습니다.
까마귀를.
까마귀는 검은 날개를 펼쳤어요.
그리고 울었습니다.
까악. 까악.
당신은 깜짝 놀랐습니다.
"나가?"
당신이 물었어요.
까마귀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당신의 어깨에 내려앉았어요.
그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넌 뭐야?"
다시 물었어요.
까마귀는 당신을 똑바로 봤습니다.
검은 눈동자가 당신을 비추고 있었어요.
마치 당신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 검은 새가 무엇인지.
당신의 두려움인지, 당신의 불안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까마귀는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곧 돌아왔어요.
또 다른 까마귀를 데리고.
그 다음엔 또 다른 까마귀가 오고.
그렇게 까마귀들은 당신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당신은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상했습니다.
그들이 당신을 해칠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넌... 왜 여기 있어?"
당신이 가장 큰 까마귀에게 물었어요.
까마귀는 목을 틀었습니다.
마치 당신을 이해하려는 것처럼.
"날 쫓아줄 거야?"
당신이 다시 물었어요.
까마귀들은 까악거렸어요.
마치 웃는 것처럼.
그리고 당신의 어깨에 하나씩 내려앉았습니다.
당신은 알게 되었어요.
이 까마귀들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단지 이 숲에 살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시간이 흘렀어요.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까마귀들과 함께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당신은 들었어요.
다른 소리를.
바스락. 바스락.
나뭇잎이 흩어지는 소리였어요.
당신은 고개를 돌렸습니다.
숲의 어딘가에서 뭔가 나타났어요.
여우였습니다.
빨간 털의 여우.
당신의 눈과 정확히 만났어요.
까마귀들이 떨렸습니다.
어깨 위에서 날개를 펴고 있었어요.
"저건?"
당신이 물었어요.
까마귀는 대답 대신 울었어요.
까악. 까악.
여우는 가만히 당신을 봤어요.
움직이지 않았고, 공격하지도 않았어요.
단지 본 것입니다.
당신을 마주본 것입니다.
당신은 여우의 눈에 뭔가를 보았어요.
자신과 같은 것.
"넌 그것도 인가?"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여우는 한 발 다가왔어요.
그러다 멈췄습니다.
당신을 보면서.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까마귀들도 조용해졌고.
당신과 여우는 그렇게 마주봤습니다.
그때 당신은 깨달았어요.
숲이라는 게 단순히 어두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는 많은 것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어둠도 있지만, 그 안에 무언가 살아있다는 것을.
여우는 천천히 몸을 돌렸어요.
그리고 숲 깊숙한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까마귀들은 당신의 어깨에 그대로 남아있었어요.
새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천천히.
하늘이 검은색에서 진회색으로 변했어요.
당신은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이 밤을 견뎌냈다는 것을.
까마귀들이 날아갔어요.
아침이 오면서.
당신은 혼자 남았습니다.
하지만 혼자인 것만은 아니었어요.
당신 안에는 여전히 뭔가 살아있었거든요.
어제와는 다른 뭔가가.
다음 편에서 만나요.
숲의 두 번째 밤에서.
당신은 첫 밤에 무엇을 만났나요?
그것이 두려움이든, 무언가 다른 것이든.
그것들은 모두 이 숲에 사는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