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기
새벽이 밝아졌어요.
당신은 숲의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정확히 어디인지는 몰랐지만.
당신은 걷기로 결심했어요.
아무리 걸어도 어딘가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걸었습니다.
한 발, 한 발.
얼마나 걸었을까요.
당신은 갈림길을 만났어요.
한쪽은 오른쪽으로 가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왼쪽으로 가고 있었어요.
둘 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서 있었어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서.
그때 토끼가 나타났습니다.
회색 털의 작은 토끼.
당신의 발 옆에서 깡충깡충 뛰었어요.
"어디로 가?"
당신이 물었어요.
토끼는 당신을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른쪽 길로 뛰어갔어요.
당신은 토끼를 따라갔습니다.
길을 모르니까요.
얼마나 따라갔을까요.
토끼가 멈췄어요.
당신도 멈췄습니다.
앞에는 벽이 있었어요.
돌담이 숲을 막고 있었습니다.
"어?"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토끼가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다시 당신을 지나쳐서 달아났어요.
당신은 그 길로 돌아갔습니다.
갈림길까지.
이번엔 왼쪽 길로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걸었습니다.
또 다시.
나뭇가지들이 당신의 뺨을 긁어갔어요.
어두워졌어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신은 무서웠어요.
이 길이 맞는 건지 모르겠었거든요.
그때 올빼미가 울었습니다.
높은 가지에서.
후우우. 후우우.
당신은 고개를 들었어요.
올빼미가 당신을 보고 있었습니다.
크고 동그란 눈으로.
"이 길이... 맞아?"
당신이 물었어요.
올빼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날개를 펼쳤어요.
그리고 당신보다 앞으로 날았습니다.
당신은 올빼미를 따라 걸었어요.
길이 조금씩 밝아졌습니다.
나뭇잎들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올빼미가 앞에서 울었습니다.
후우우. 후우우.
당신은 계속 걸었어요.
어느 순간, 앞이 훤해졌습니다.
숲이 끝나는 지점이 있었어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올빼미가 내려앉았어요.
개울 옆 돌 위에.
"여기가?"
당신이 물었어요.
올빼미가 울었습니다.
후우우. 후우우.
당신은 개울의 물을 봤어요.
맑고, 차가워 보였습니다.
"나 여기서 뭘 해야 돼?"
당신이 물었어요.
올빼미는 개울을 봤어요.
그리고 다시 당신을 봤습니다.
당신은 알았어요.
올빼미는 길을 보여주었을 뿐이라는 것을.
여기서부터는 당신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갈림길에서 토끼는 막힌 길을 보여줬어요.
올빼미는 어두운 길을 밝혀줬어요.
하지만 둘 다 당신이 가야 할 길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개울 옆에 앉았어요.
숲의 작은 존재들을 바라봤습니다.
토끼가 멀리서 풀을 뜯고 있었어요.
올빼미는 가지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당신은 깨달았어요.
이 숲에는 당신의 길을 정해주는 것이 없다는 것을.
모두가 자기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당신도 그래야 한다는 것을.
당신은 개울을 건너기로 했어요.
건너편으로.
물이 차가웠어요.
하지만 견딜 만했습니다.
다른 쪽으로 나가는 순간, 당신은 느꼈어요.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올빼미가 울었습니다.
후우우우. 후우우우.
당신은 뒤를 돌아봤어요.
올빼미가 나뭇가지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고마워."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올빼미가 다시 울었어요.
그리고 숲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습니다.
당신은 혼자 남겨졌어요.
하지만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뭔가가 있었습니다.
당신이 걷고 있다는 것.
당신이 선택하고 있다는 것.
손에는 여전히 분홍 나비의 깃털이 있었어요.
당신은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당신의 발걸음으로.
다음 편에서 만나요.
숲의 길 위에서.
숲에는 많은 길이 있어요.
하지만 당신의 길은 당신이 만드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