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 - 11화

당신은 왜 왔나

by 시더로즈









당신은 왜 왔나

새벽이 밝았어요.

당신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편지

당신은 생각했어요.

왜 온 걸까.

이 숲에.

정원은 충분했는데.

왜 이곳으로.

당신은 일어났어요.

발이 저렸어요.

밤을 새운 탓에.

당신은 걸었습니다.

특정 방향 없이.

그냥 걸었어요.

얼마나 걸었을까요.

당신은 멈췄습니다.

앞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었어요.

당신은 그 위에 올라갔어요.

높은 곳에서 숲을 봤어요.

나뭇가지들. 나뭇잎들.

모두가 초록색이었어요.

그런데 그 사이사이로 뭔가 검은 부분이 있었어요.

깊은 곳.

당신은 알았습니다.

숲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앞에도 계속 숲이 있다는 것을.

당신이 본 것은 숲의 극히 작은 부분이라는 것을.

"나 왜 왔어?"

당신이 큰 소리로 물었어요.

대답은 없었습니다.

바람도 불지 않았어요.

동물들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당신은 혼자였어요.

높은 바위 위에서.

"나 뭘 찾는 거야?"

당신이 다시 물었어요.

이번엔 울음이 섞여있었어요.

"뭘 찾으려고 정원을 떠난 거야?"

당신은 자신의 손을 봤어요.

상처투성이였어요.

폭우 때문에. 나무 때문에. 가시나무 때문에.

분홍 나비의 깃털도 거의 없었어요.

"이게 다야? 이 상처들? 이 고통?"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그런데 당신은 알았습니다.

상처는 증거라는 것을.

당신이 여기 있었다는 증거.

당신이 걸었다는 증거.

당신이 견뎠다는 증거.

당신은 손가락으로 상처를 따라 가봤어요.

팔의 상처.

다리의 상처.

각각의 상처에 이야기가 있었어요.

"나 왜 왔지?"

당신이 다시 물었어요.

이번엔 다른 목소리였어요.

더 조용했어요.

더 깊었어요.

"정원에서는..."

당신이 말했어요.

"정원에서는 나를 모르고 있었어."

"여기서 처음으로 알기 시작했어."

"내가 누군지. 내가 얼마나 약한지. 내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당신은 바위에서 내려왔어요.

숲으로.

"정원이 내게 준 것도 있고."

당신이 말했어요.

"숲이 내게 주는 것도 있어."

"정원은 나를 품어줬고."

"숲은 나를 깨워주고 있어."

당신은 계속 걸었어요.

이제 목표 없이가 아니라.

뭔가 알게 된 것처럼.

당신은 왜 왔는지 알기 시작했어요.

정원을 떠난 이유.

이 어둠 속으로 온 이유.

이 고통을 견디는 이유.

당신은 알고 싶었어요.

당신 자신을.

정원에서는 몰랐던 당신을.

정원에서는 볼 수 없는 당신을.

당신은 가시나무 숲을 헤치고 나갔어요.

당신의 팔이 다시 베였어요.

하지만 멈추지 않았어요.

"나, 여기 있어."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나 이곳에 있어야 했어."

당신은 느꼈어요.

처음으로.

당신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 올바른 것 같았어요.

당신은 손에 있는 마지막 분홍 깃털 조각을 봤어요.

거의 분해되었지만.

따뜻했어요.

"고마워."

당신이 정원에게 말했어요.

"그리고..."

당신이 숲을 봤어요.

"고마워. 숲."

다음 편에서 만나요.

처음의 질문에 답한 뒤.

당신은 왜 왔나요?

당신만이 알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이유는

당신 안에서 자라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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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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