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목소리
밤이 올 때쯤.
당신은 숲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당신은 걸었습니다.
한 발, 한 발.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당신은 멈췄어요.
소리가 들렸거든요.
울음소리?
아니, 더 가까운 뭔가.
사람의 소리.
당신은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이 숲에서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동물들만 있었어요.
"어?"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소리는 계속 들렸어요.
숲 어딘가에서.
당신은 따라갔어요.
소리를 따라.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얼마나 따라갔을까요.
당신은 멈췄습니다.
앞에는 누군가 앉아있었어요.
사람이었어요.
당신처럼 흙에 묻어있었어요.
당신처럼 옷이 찢어져 있었어요.
당신처럼 상처투성이였어요.
"안... 안녕?"
당신이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그 사람이 고개를 들었어요.
여자였어요.
당신과 비슷한 나이.
눈이 깊었어요.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처럼.
"너도... 여기 있었어?"
당신이 물었어요.
그 여자가 웃었어요.
슬픈 웃음이었어요.
"오래 있었어."
여자가 말했어요.
목소리가 거칠었어요.
"얼마나?"
당신이 물었어요.
"세어본 적이 없어."
여자가 대답했어요.
당신은 그 여자 옆에 앉았어요.
멀리서.
하지만 너무 멀지는 않게.
"뭐 찾고 있어?"
여자가 물었어요.
당신은 대답하지 못했어요.
"나를."
당신이 결국 말했어요.
"나 자신을."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마치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우린 다 그래."
여자가 말했어요.
"이 숲에 오는 사람들은."
"너도 이 숲에서 나 자신을 찾는 거야."
"그렇게 되면은"
여자가 말을 끝냈어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어."
당신은 그 말을 들었어요.
두려웠어요.
하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안정감을 느꼈어요.
"넌?"
당신이 물었어요.
"넌 뭘 찾았어?"
여자가 한참을 생각했어요.
"아직도 찾고 있어."
여자가 말했어요.
"근데 알았어."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당신과 여자는 함께 앉아있었습니다.
아무말 없이.
밤이 깊어갔어요.
"넌 계속 가?"
여자가 물었어요.
"응."
당신이 대답했어요.
"넌?"
당신이 다시 물었어요.
"나도."
여자가 말했어요.
"언제나 계속 가."
당신은 알았습니다.
이 여자도 당신처럼 걷고 있다는 것을.
이 여자도 당신처럼 자신을 찾고 있다는 것을.
"고마워."
당신이 말했어요.
"뭘?"
여자가 물었어요.
"여기 있어줘서."
당신이 말했어요.
"혼자가 아니라는 거... 알게 해줘서."
여자가 웃었어요.
이번엔 조금 다른 웃음이었어요.
"넌 이미 알았어."
여자가 말했어요.
"이 숲에 온 순간부터."
"이 숲의 모든 것들이 널 지켜주고 있다는 걸."
당신은 그 말을 믿었어요.
당신은 일어났어요.
"계속 가?"
여자가 물었어요.
"응."
당신이 말했어요.
"그럼 혼자 가지 말고."
여자가 말했어요.
"우리 함께 가자."
당신과 여자는 함께 걸었어요.
숲의 더 깊은 곳으로.
당신은 분홍 나비의 깃털 조각을 꺼냈어요.
여자에게 보여줬어요.
여자가 웃었어요.
"예쁘다."
여자가 말했어요.
"정원에서 왔어."
당신이 말했어요.
"나도."
여자가 말했어요.
"정원에서 왔어."
당신과 여자는 함께 걸었어요.
밤의 숲 속에서.
다음 편에서 만나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아는 뒤.
이 숲에는 당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모두 어딘가를 찾고 있어요.
혼자라고 생각하는 그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