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밤을 새우며
당신과 여자는 숲을 걸었어요.
얼마나 걸었을까요.
당신들은 한 자리에 멈췄어요.
숲의 한가운데.
여자가 앉았어요.
당신도 앉았어요.
"여기서 밤을 새울거야?"
당신이 물었어요.
"응."
여자가 대답했어요.
"여기가 좋아."
당신은 여자 옆에 앉아있었습니다.
밤이 깊었어요.
당신이 알던 어둠보다 더 깊었어요.
"무서워?"
여자가 물었어요.
당신은 생각했어요.
"응. 좀."
당신이 말했어요.
"근데 너 있어서 덜해."
여자가 웃었어요.
"나도 그래."
여자가 말했어요.
"너 있어서 덜해."
당신들은 함께 앉아있었습니다.
말도 없이.
바람만 들렸어요.
나뭇잎 소리.
그리고 불확실한 울음소리들.
"이 숲에 올 때 뭐 생각했어?"
여자가 물었어요.
당신은 생각했어요.
"무서움. 아픔. 외로움."
당신이 말했어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도."
여자가 말했어요.
"근데 지금은?"
당신이 물었어요.
여자가 한참을 생각했어요.
"알 수 없어."
여자가 말했어요.
"뭔가가 자라나고 있어."
"이 숲에서."
"내 안에."
당신은 알았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도... 치유?"
당신이 물었어요.
"모르겠어."
여자가 말했어요.
"하지만 뭔가야."
당신들은 다시 함께 앉았어요.
밤이 계속되었어요.
깊고, 길고, 차갑게.
"너 얼마나 오래 혼자였어?"
당신이 물었어요.
"너도?"
여자가 역으로 물었어요.
"모르겠어. 며칠?"
당신이 말했어요.
"길게 느껴져."
"그래."
여자가 말했어요.
"시간이 의미 없어지는 곳이야. 이 숲은."
"그런데 넌 지금 시간을 의식해?"
당신이 물었어요.
여자가 웃었어요.
작은 웃음이었어요.
"응. 처음으로."
여자가 말했어요.
"넌 여기 있으니까."
당신과 여자는 손을 맞닿았어요.
무엇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서로를 확인하기 위해서.
"고마워."
당신이 말했어요.
"나도."
여자가 말했어요.
밤은 계속 깊어졌어요.
하지만 이전의 밤과는 달랐어요.
더 이상 당신은 혼자가 아니었어요.
여자의 손 온기.
여자의 숨소리.
여자의 존재.
모두가 당신을 지켜주고 있었어요.
"아침이 올까?"
당신이 물었어요.
"올거야."
여자가 말했어요.
"언제나 와."
당신과 여자는 밤을 함께 견뎌냈어요.
말하지 않으면서.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냥 함께.
새벽이 올 때쯤.
당신은 깨달았어요.
이것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다음 편에서 만나요.
새벽이 온 뒤.
혼자라고 생각했던 밤도
누군가와 함께라면
견딜 수 있어요.
견디고 견디다 보면
뭔가 달라지기 시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