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다시 열리다
그 뒤로 아론은 매일 날갯짓을 했어요.
아침 햇살이 언덕 위로 내려앉으면, 아론은 두 날개를 펼치고 바람을 기다렸어요.
어떤 날은 조금 떠올랐다 떨어졌어요. 어떤 날은 몇 걸음 날다가 비틀거렸어요. 어떤 날은 아무것도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냥 풀밭에 누워 하늘만 바라봤어요.
그래도 아론은 다음 날 다시 언덕에 섰어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만 더.'
그 마음 하나로 버텼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어요.
바람이 유난히 부드럽게 불었어요.
아론은 언덕 끝에 서서 눈을 감았어요. 깃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을 느꼈어요.
'오늘은… 왠지 될 것 같아.'
아론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두 날개를 힘껏 펼쳤어요.
그리고—
퍼드드득.
날아올랐어요.
이번엔 달랐어요.
발끝이 땅에서 떨어졌어요. 한 뼘, 두 뼘, 세 뼘.
몸이 공중에 떠올랐어요.
왼쪽 날개가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어요. 오른쪽 날개가 왼쪽을 도와주고 있었어요.
둘이 함께, 어떻게든, 균형을 잡았어요.
아론은 눈을 떴어요.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나무들이 아래에 있었어요. 풀밭이, 연못이, 거북이가 사는 물가가 저 아래 작게 보였어요.
바람이 아론을 감싸며 말했어요.
"날고 있어, 아론. 네가 날고 있어."
아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바람에 날려갔지만, 괜찮았어요.
날고 있었으니까요.
아론은 크게 원을 그리며 날았어요.
예전처럼 빠르지는 않았어요. 예전처럼 높지도 않았어요.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는 것도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게 어때요.
지금 이 순간, 아론은 날고 있었어요. 자기 날개로, 자기 방식으로.
그것만으로 충분했어요.
한참을 날다가 아론은 언덕 위에 내려앉았어요.
다리가 후들거렸어요. 온몸이 피곤했어요.
하지만 가슴 안쪽이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어요.
'나, 해냈어.'
아론은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예전엔 너무 멀어 보였던 하늘이, 오늘은 조금 가까워 보였어요.
그때, 저 멀리서 무언가 빛났어요.
수평선 너머, 아론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 황금빛 노을이 물드는 그 끝에, 무언가 반짝이는 게 보였어요.
아론은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았어요.
바람이 속삭였어요.
"저기, 가보고 싶어?"
아론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어요.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응. 가보고 싶어."
내일은 아닐지도 몰라요. 모레도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언젠가. 준비가 되면. 조금씩, 조금씩 더 멀리 날다 보면.
그곳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론은 작게 미소 지었어요.
'기다려. 꼭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