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마을의 가장 작은 울음
1. 신성한 마을의 가장 작은 울음
안개가 땅에서 피어오르는 마을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여러 이름으로 불렀지만, 숲의 짐승들은 이름 같은 건 알지 못했다. 다만 그 땅을 밟으면 발굽이 따뜻해진다는 것,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이 유난히 달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난 생명은 보통보다 조금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만을 본능으로 알았다.
그해 겨울, 마을 끝자락 떡갈나무 아래에서 한 생명이 태어났다.
어미는 은빛 갈기를 가진 말이었다. 숲에서 가장 조용한 말. 무리 사이를 지날 때면 바람이 잠시 쉬어 갈 만큼 고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이미 오래전부터 약해지고 있었다. 새끼를 밴 뒤로 어미의 숨은 점점 얕아졌고, 걸음은 점점 느려졌다.
새끼가 첫 울음을 터뜨린 건 새벽이 오기 직전이었다.
울음이라 부르기엔 너무 작았다. 바람에 섞이면 사라질 만큼. 그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건 어미뿐이었다. 어미는 젖은 코로 새끼의 이마를 한 번 핥아주고, 눈을 감았다.
무리는 새끼를 내려다보았다.
다리가 가늘었다. 몸이 작았다. 다른 망아지들은 태어나자마자 비틀거리며 일어서는데, 이 아이는 일어서지 못했다. 젖을 먹일 어미도 없었다. 무리의 늙은 말 하나가 코끝으로 새끼를 밀어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자연은 잔인한 것이 아니다. 다만 기다려주지 않을 뿐이다.
무리가 떠난 뒤에도 새끼는 살아 있었다. 떡갈나무 뿌리 사이에 웅크린 채, 작은 심장이 끈질기게 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