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발굽
며칠이 지났는지 새끼는 알지 못했다.
배가 고팠다. 풀을 뜯으려 해도 이가 여물지 않았고, 물웅덩이에 고개를 숙이면 자기 그림자에 놀라 뒷걸음쳤다. 그림자 속의 자신은 너무 작아서, 짐승이라기보다 바람에 날릴 것 같은 무언가에 가까웠다.
숲속의 다른 존재들은 새끼에게 관심이 없었다. 사슴 무리는 스쳐 지나갔고, 여우는 한 번 킁킁거리고는 흥미를 잃었다. 새끼는 위협적이지도, 유용하지도 않았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 숲에서 그것은 서서히 사라진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새끼는 걸었다.
이유는 없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랐다.
다만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을 발굽이 알고 있었다.
어미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있다면, 그건 은빛 갈기도 고요한 걸음도 아닌 — 살아 있으려는 끈기였을 것이다.
숲을 빠져나왔을 때, 새끼의 앞에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나무 대신 네모난 것들이 서 있었고, 풀 대신 딱딱한 땅이 있었다.
냄새가 달랐다. 공기에 연기와 곡식과 무언가 따뜻한 것이 섞여 있었다.
새끼는 그 낯선 곳의 끝자락, 낮은 돌담 옆에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