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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연 Jul 11. 2023

투명한 디자인이
끌어올린 23%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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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컨퍼런스 세션 중 Jaycee Day'Transparency always wins: How ethical design led to 23% growth'에 대해 적었습니다. 윤리적인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사용자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의 주인공인 Blinkist는 긴 책을 15분 정도의 짧은 길이로 요약해 주는 서비스예요. 요약된 내용을 오디오로 들을 수도 있어서 조깅 중에도 운전 중에도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점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문제 발견

Blinkist는 모든 신규 사용자에게 7일의 무료체험 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료체험으로 주어진 7일이 끝나면 Blinkist는 사용자의 주머니에서 1년 치의 구독 비용을 가져갑니다.


7일의 시간 동안 Blinkist가 제공하는 요약 서비스를 좋아하고 꾸준히 사용할 사용자들에게는 큰일이 아니지만 다양한 이유들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사용자는 이 상황을 썩 좋아하지는 않을 겁니다. 실제로 당시 앱스토어의 부정적인 리뷰 중 40%는 "Blinkist가 내 지갑을 털었다." 같은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Jaycee Day의 디자이너 뇌는 "프리미엄을 그냥 모두에게 공짜로 제공하자!"라고 말하지만 비즈니스 뇌가 뒤따라 들어와 "잘 작동하고 있는 7일 무료체험 유지, 매출 유지, 월급 유지"라고 외칩니다. 


그렇다면 Blinkist의 구독 설명이 잘못 디자인된 걸까요?


2018년의 Blinkist Paywall, 가격은 79.99달러였네요! @Blinkist


가격도 큼지막하게 적혀있고... '왜 프리미엄을 사용해야 하는가?'도 적혀있고... 버튼의 마이크로카피도 Continue(계속), Let's go(드가자) 같은 표현이 아니라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예측할 수 있도록 명확하네요. 


화면에서 뾰족한 문제를 찾지 못할 때에는 사용자가 남긴 단서인 데이터에서 찾으면 됩니다. 그리고 Jaycee Day는 데이터에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첫날과 종료 전날의 구독 취소율이 높은 표 @tooaverage


종료 전날의 사용자들은 Blinkist가 마음에 안 들어서 취소를 했다고 판단이 되는데 첫날에는 왜 구독을 취소할까요? Jaycee Day는 체험 첫날에 구독을 취소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정성적인 리서치를 진행하고 "구독 취소를 까먹을까 봐 두려워서 취소한다."라는 문제를 발견합니다.



해결책

Jaycee Day와 팀은 여러 솔루션을 스케치하고 회의를 통해 결제 뒤에 배치할 '구독 취소 리마인더'를 만들기로 합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을 때 부정적인 리뷰를 10% 감소시키면서도 취소율은 10% 이하로 증가하는 결과물을 기대하면서요.



또 앱을 시작하자마자 알림을 요청하는 것 대신에 사용자가 알림의 필요성을 느낄 때 요청하는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제 사용자는 체험의 5일째 되는 날에 리마인더 푸시 알림을 받고 Blinkist를 확인하고 구독 취소를 결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과

Jaycee Day와 팀이 예상했던 괜찮은 결과인 '취소율 10% 이하 증가'를 크게 벗어나는 '취소율 4% 감소'라는 결과가 찾아옵니다. 사용자들에게 "체험 취소하는 거 까먹지 마"라고 알림까지 줬는데 오히려 취소를 하는 사용자가 적어졌습니다.


Jaycee Day와 팀은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생각했습니다.

기능을 통해 Blinkist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리마인더를 통해 앱을 사용하고 괜찮은 서비스라고 판단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끌어왔습니다. 구독 취소 리마인더를 사용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알림을 허용한 결과, 알림 허용 비율이 1116% 증가합니다. (6%에서 74%로 증가)



한발 더 나아가기

Jaycee Day와 팀은 리마인더를 만드는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리마인더가 충분히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오는 것을 확인했으니, 사용자들이 리마인더가 존재함을 더 빠르게 알려주기 위해 기존 구독 설명을 대신할 새로운 디자인을 제공합니다. 이번에는 무료체험에 가입하는 비율을 10%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오늘, 5일 뒤, 7일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취소는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는 화면 @Blinkist


구독 설명에 타임라인을 포함한 결과 무료체험에 가입이 23% 증가합니다. 사용자를 위해서 움직였는데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생겼습니다. 모든 과정을 A/B 테스트로 측정하면서 진행한 후에 퍼블릭으로 새로운 온보딩이 공개됩니다.



진짜 결과

초기에 설정했던 '부정적인 리뷰 -10%'의 결과를 알아볼 차례입니다. 새로운 온보딩이 퍼블릭에 공개되고 시간이 지난 후 부정적인 리뷰가 55%나 감소된 걸 확인하면서 개선안이 정말 개선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요약

사용자에게 구독 취소를 위한 리마인더를 제공


결과

무료체험 가입 +23%

알림 허용 +1116%

부정적인 리뷰 -55%

무료체험 취소 -4%


배워갈 점

1. 퍼블릭에 공개한 후에는 항상 데이터 확인합니다.

데이터 모니터링 담당인 Jaycee Day와 PM이 2주간의 휴가를 간 동안의 데이터는 아무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휴가에서 돌아왔을 때 이상한 데이터를 보고 VOC를 확인한 결과, 구독 취소 리마인더가 전혀 발송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2. 비즈니스 목표와 사용자의 니즈 사이의 균형을 찾아 모두에게 좋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3. 윤리 vs 전환율 윤리적인 디자인과 전환율은 공존할 수 있습니다.

4. 투명한 디자인은 통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구독 설명에 '취소'를 언급할수록 전환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5. 호기심을 가집니다. 디자인하기 전에 이 디자인이 어떤 윤리적인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운 세션이라 이렇게 공유드려봅니다. 직접 영상으로 들어보시는 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Jaycee Day의 'Transparency always wins: How ethical design led to 23%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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