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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용자 경험이라고
착각하지 않기

나는 사용자가 아니란 걸 명심하기

by Freaktion UX


경험은 화면이 아니라 사용자의 머릿 속에 있고 사용자는 저마다의 목표과 맥락을 가지고 있다.

좋아 보이는 사용자 경험을 좋은 사용자 경험으로 착각하지 않기 위해 메모를 남긴다.




착각 1. 축하해주면 사용자가 행복해 할까?


폭죽을 터트리고 축하를 하면 사용자의 선택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줄 수 있으니까,

좋은 사용자 경험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디, 비밀번호, 이메일을 채우고 회원가입을 클릭하기만 해도

냅다 그냥 "캬~ 우리 고객님 폼을 다 채우기도 하시고 장하다! 역시 우리 고객님의 탁월한 안목!"

하면서 탬버린 흔들고 축하해준다고 그게 항상 사용자를 기쁘게 하고 좋은 사용자 경험으로 느껴질까?


아니다, 폭죽을 터트리며 탬버린을 흔들고 축하를 언제 할지는 제품 입장이 아니라,

사용자의 시점에서 결정이 되어야 한다.


케이크 만들기 일일 체험하러 갔는데, 입장하자마자 폭죽을 터트리며

"아이고 고객님!!! 여기까지 어떻게 잘 오셨네요! 잘 하셨어요 잘 하셨어! 축하합니다!" 한다고 생각해 보자. 축하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오프라인 경험이든 온라인 경험이든 사람의 심리는 비슷하다.

이걸 왜 축하를? 싶은 부분은 맥락으로 봤을 때 화면 안에서나 밖에서나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사용자의 문제가 해결된 시점이나, 사용자가 "해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축하해야한다.

사용자가 케이크가 모두 다 꾸며졌을 때나, 크림으로 케이크 위에 티라노사우르스를 성공적으로 그려냈을 때 축하해야 한다.


축하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드디어 해냈을 때 하는 것이다.

회원가입을 하기 위해서 제품을 쓰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나는 사용자를 위해서 축하를 하고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




착각 2. 이름을 부르면 좋은 사용자 경험일까?


이 분야 맛집으로 알려져 있는 토스의 케이스를 가져오자.

토스가 보낸 알림들은 꽤 많은 수가 사용자를 호명하고 있다.


"박철수님의 이번 달 보험료 얼마인지 확인하면 토스포인트 받아요."

"박철수님, 71GB 무제한 요금제를 1만원대로 써보세요. 24개월 동안 3천원 쿠폰도 매달 받는대요."

"박철수님, 주말에는 편하게 배달시켜 먹어요. 배민 멤버십 체험권 3장과 총 1만원 쿠폰팩을 드려요."


아무래도 메세지 보내는 내부 툴에는 사용자의 이름 석자가 아닌 {{userName}}님 처럼 보이는 게 분명하다.

{{userName}} 대신 본인이라던가 팀원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면 조금 덜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름을 부르는 건 '나를 닮은 사람들' 에게 뿌리는 메세지를 마치 '나'에게 보내는 것 처럼 꾸며낸다.


하지만 '나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뿌리는 메세지를 잘못 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는 배민 멤버십 가입한지가 50만년이고 주말마다 시켜먹는 사람인데 나한테 왜 이걸?"

하는 순간 '나를 알아요' 에서 '나를 아는 척 해요.'로 바뀐다.


이름을 부르는 순간은 일종의 암묵적 약속이다. "당신을 알아요. 이거 필요하시죠?" 할 때 사용해야한다.

정말 사용자가 이걸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할 때, 그 확신이 드는 순간에 이름을 불러야 한다.


사용자의 이름 석자를 그저 세그먼트를 예쁘게 포장하는 포장지로 사용하지 말자.




착각 3. 마이크로 인터랙션이 많으면 좋은 경험일까?


마이크로 인터랙션은 사용자 경험에서 디테일로 들어가는 부분이다.

사용자의 작은 행동마다 반응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시스템 같은 느낌을 준다.


옛 선조들의 말씀이 틀린 게 하나 없듯이 과유불급이라고 항상 다다익선은 아니다.

장구도 강약중강약으로 치는 마당에 모든 화면에 영혼을 갈아 넣어 귀여운 인터랙션이나

기깔나는 모션을 넣을 필요는 없다.


또 문제를 가리는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

백엔드가 느려서 로딩이 오래 걸린다는 사용자 불만사항에


엘리베이터에 거울 다는 썰을 예로 들면서 "로더를 귀엽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해서는 안 된다.

마이크로 인터랙션의 역할은 수정 테이프가 아니다. 무슨 문제든 간에 일단 마이크로 인터랙션으로 해결을 해보려고 하면 안 된다.


마이크로 인터랙션은 자동차 네비게이션의 카메라 단속 구간 알림 같은 존재다.

사용자에게 이득이 되어야 하고 필요할 때나 나타나야 한다.


사용자가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으면 장바구니 아이콘이 살짝 커졌다 작아지면서 "담았다"를 표현해도 되고,

토스트를 하나 띄워서 "장바구니에 담았어요"를 알려줘도 된다.

중요한 건 사용자의 행동이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반영됐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 마이크로 인터랙션은 사용자에게 쓸모가 있는가로 평가해야지

"우리 집 로더 진짜 귀엽다"로는 평가할 수 없다.



마치며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의 머릿 속에서 일어난다.

화면에서 보이는 것들에 매몰되기 보다는 사용자가 진짜 쓸 때를 생각하며 설계해야한다.

지금 설계하고 있는게, 좋아보이는 경험인지 실질적으로 좋은 경험인지 항상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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