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스에 대한 오해

슬릭한 건 모두 심리스할까?

by Freaktion


심리스하고 슬릭한 제품은 멋있습니다. 내 손 끝에서 세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기분이 들 때

약간의 희열마저 느껴집니다.


이번 글은 심리스한 경험에 대해 알아보고,

심리스에 대한 오해를 알아보겠습니다.





심리스한 경험은 뭘까?

Slide 16_9 - 49 (2).png


우리는 보통 마찰이 없는 원활한 경험을 심리스하다고 하는데요. 질감으로 표현하면 매끈매끈하고 부드러운 비단 같은 느낌이겠네요.


물이 중력을 따라 흐르듯, 위에서 아래로 당연하다는 듯이 과정이 진행됩니다.

"좋은 사용자 경험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지향되곤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슬릭함과 심리스가 일맥상통하다고 자주 오해합니다.




보이지 않는 게 심리스 한가?

Slide 16_9 - 49 (8).png


"좋은 사용자 경험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시각적으로 오해한 케이스입니다.

너저분하게 뿌려져 있는 요소들을 보고 "이건 슬릭하지 않아요." 하고 메뉴 뒤로 숨깁니다.


사람의 뇌는 자신과 상관이 없는 요소를 필터링하는데 아주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요소가 너무 많아서 사용자가 화들짝 놀라 이탈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조금 덜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사용자의 일을 달성하는 통로를 숨겨도 되는 경우는 방탈출이나 추리게임 밖에 없습니다.




클릭이 적은 게 심리스한가?

Slide 16_9 - 49 (5).png


단계를 줄이거나 내용을 한 페이지에 압축하는 방식으로 클릭을 줄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는 클릭 한번 한 번이 3초에서 10초의 로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요즘은 페이지 로딩이 거의 체감 0.1초가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클릭 줄임으로 아낄 수 있는 시간이 크지 않다는 뜻인데요.


오히려 클릭을 줄여보자고 압축한 내용에 사용자가 혼란을 겪고 생각할 시간이 길어집니다.

유명한 서적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는 생각할 거리를 없애거나 어렵게 하라는 게 아니라, 고민할 필요가 없게 하라는 것입니다.


물리적인 노동을 줄이고 정신적 노동을 늘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알아서 다 해주면 심리스한가?

Slide 16_9 - 49 (7).png


"음, 보이지 않는 경험. 이음새 없는 경험. 그럼 버튼 한 번에 다 해주면 되겠다."

심리스한 경험에 대한 궁극적인 오해입니다.


잘 설계되지 않은 자동화는 사용자에게 불안감만 심어줍니다.

슈뢰딩거의 상자에 모든 과정을 숨겨두고 결과만 주며 "한 번만 잡숴봐"하는 건 심리스가 아닙니다.


자동화는 마치 레고를 조립하는 경험처럼, 구조가 쌓이는 과정이 보여야 합니다.

사용자의 머릿속의 생각과 의도가 잘 전달되었고 그대로 진행하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은 사용자에게 동력을 제공할 뿐, 방향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마치며


슬릭함에 취해 본질을 해치지 않고자 메모합니다.

앞으로 쓸 두 주제 심리스(seamless)와 프릭션(friction) 중 심리스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새로운 해자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