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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bae lee Aug 22. 2021

Calendly 라는 일정툴, 좋아합니다

유료로 쓰는 서비스 중 단연코 원톱!

시간은 금이죠. 시간 관련된 옛 격언도 많습니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누군가가, “남녀노소 빈부 상관 없이 공평하게 갖고 태어난 게 있다, 시간이다” 라고 했답니다. (Beyonce 였던 거 같은데 출처를 못 찾고 있습니다…) 물론, 정확히는 “시간”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속력” 라고 하는 게 좀 더 scientifically correct 이겠고. 또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그러면 Système International d'unités 가 정한 방식의 시간, 이라고 하는 게…

이야기가 샜네요.


시간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은 사람 마다 다르고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아날로그 방식 보다는 디지털에 특화된 방식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크게 3가지 입니다.

첫째, 모든 일정을 Google Calendar 에 저장.

둘째, 할 일들이 생길 때마다 To-do 앱에 저장하고, 데드라인이 있을 경우에는 달아 놓고, 리마인더를 받기.

셋째, 정해진 룰에 맞게 남들에게 내 캘린더에 일정 약속을 잡을 수 있는 권리를 제공.


오늘은 여기에서 2번 To do 관리 이야기는 스킵하고, 1 & 3번 이야기만 하려고 합니다. 갑자기 왠 소프트웨어 툴 소개냐? 라고 할 수도 있으실 텐데, 이런 툴들을 통해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집합체인 건지도 조금 비춰 보여 드릴 수도 있겠다 싶어요.




God of all calendars, Google Calendar


끄 옛날 생각 나는 저 UI...


이제 구글캘린더는 상당히 보편화 되어 있는 툴이죠. 2004년 출시된 Gmail 의 대중화와 더불어, 2009년에 나온 캘린더도 함께 쓰게 된 사람이 많아졌고, 이젠 이 두 가지 없이는 못 사는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아주 많다고 봅니다. (지메일은 자그마치 15억개의 가입된 계정, 구글캘린더는 5억개 를 자랑한다는 내용이 구글검색하면 나옵니다. 그야말로 대단합니다.)


지메일을 개인 목적으로 쓰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자영업? 목적으로 쓰는 분들도 많죠. 가입이 워낙 쉽고 대용량의 수신함을 제공하니까요. 그리고 이든 저든 뭔가를 쓰기 위해 구글 계정을 가입하면 Google Drive 공간을 합쳐 제공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Dropbox 등의 서비스까지 가입할 필요도 없고. 구글 입장에선 인프라와 자본이 빵빵한 기업이니 이렇게 퍼 주는 대신, 사용자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서 다양한 광고 매출을 올리고, AI 모델을 갈고 닦는 데에 활용해서 API 장사도 하고. 등등.


(좌) 쥐 스위트. (우) 아이콘 리뉴얼이 너무 헷갈린다는 악평이 참 많았습디다.


비즈니스 버전의 지메일+캘린더 또한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G Suite 라고 불리던, 이제는 Workspace 라고 통합 제공되는 비즈 솔루션이죠. 이메일이든 캘린더든 개인용 그것과 거의 똑같은데, 회사 단위로 가입하고 admin  두게 하고 기업 IT 담당자가 원하는 관리체계를 전부 클라우드로 구현해 놓았고, 부가 기능들이 조금  있죠. 이메일 캘린더 스토리지 화상커뮤니케이션 등이 포함되어 있고요. B2C 먼저 사람들을  길들여 놓고, 성공적으로 B2B 버전까지 확장을  버린 구글.


창업을 하거나 해서 회사를 꾸리기 시작할 때, 개인 계정 가입 방식대로 Gmail 을 가입하고 쓰는 것과는 다르게, 협업이 편해집니다. 일단 임직원 끼리 다른 캘린더도 열람이 가능하고, 또 추가적인 공유캘린더를 만들어 쓰는 것도 가능하니, "언제언제 미팅 하시죠" 를 주고 받을 필요 없이, 서로의 캘린더 빈 시간만 확인하면 미팅을 같이 잡을 때 일정을 생성해서 초대를 해 버리면 됩니다. 공유캘린더는, 예를 들어 일정 초대를 받고 내 약속들을 넣는 메인 역의 캘린더 대신, "사내 기타 동호회" 라는 캘린더를 만들고, 사람들 몇을 초대해서, 같이 일정을 넣고 빼는 공동의 캘린더입니다.


저희 회사도 아주 옛날부터 (아마 2012년 부터) Workspace 를 쓰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무실에 가만이 앉아 있기 보다는 외부미팅이나 외근이 많은 직업인데다,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를 많이 하다 보니, 예전 보다도 훨씬 더 "따로 또 같이" 모드로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 같이 서로의 캘린더를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몰라요. 누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지를 유추하기 쉬워집니다. 각자의 빈 시간 바쁜 시간이 언제인지는 물론 각각의 일정이 어떤 내용인지도 (일부러 비공개 일정으로 생성해 놓은 것이 아니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대략적으로 이 사람이 오늘은 어떤 동선으로 이동을 하며 외부미팅을 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누구와 약속이 있다는 것이 확인이 되니, 가끔은 식사미팅에 합류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게 됩니다. "저도 그 분 같이 만날래요!"

Zoom 콜을 잡고 싶은데, 전화하거나 카톡을 보낼 필요 없이,


God of all schedulers, Calendly



자 그런데, 언급한 대로 외부미팅이 많습니다. 그 미팅들은 이제는 대부분 온라인 화상회의 이지만, 전에는 온라인:오프라인 비중이 약 1:9 정도 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직접 만나기 어려워 졌지만, 그 만큼 더 쉽게 Zoom 콜을 잡습니다. 때로는 더 많이 더 자주. 그러다 보니, 갈증과 필요성이 생깁니다. "나와, 불특정 다수와의 일정을 항상 미리 잡고, 캘린더에 넣어 놓아야 한다. 쉽게 쉽게. 스케줄링만 붙잡고 있을 수 없지."


가장 단순하고 저렴한 (하지만 꼭 저렴하진 않다고도 볼 수 밖에 없는) 방식인, 일일이 수동적으로 약속을 잡고 캘린더에 기입을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일정 약속을 쌍방간 잡는 데에서의 시간이 많이 소요 됩니다. 그리고 어떤 채널을 통해서 (ex. 전화, 카톡, 이메일, 대면) 약속을 정하는지에 따라서 loss 가 적은 경우도 있고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일례로, 같이 있는 자리에서, "전 언제언제 시간이 되는데요" 라고 하면 상대방이 같이 본인의 일정을 확인하며 "네 저는 그 때 다 되네요" 라는 식으로 바로 확정을 하고, 그 자리에서 같이 각자의 캘린더에 일정을 넣으면 제일 확실하죠. 전화로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synchronous (동기식) 일정 잡는 방식은 뭐 큰 문제는 없지만, 항상 이렇게만은 일정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그때그때 모든 약속이 그 자리에서 다 잡히는 것도 아니고, 또 여러 사람들과 내일+모레+다음주 일정들을 잡아야 하니, 카톡으로 물어봤다가 답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면 당연히, "쫑 나는" 상황도 가끔 벌어집니다. "아, 어제 여쭤 봤을 때는 비어 있었는데, 그 새 일정이 잡혔네요... 죄송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죠.


짠. 너무 편하지 않나요. 골라 잡아.


저는 그래서 찾아 보다가, Calendly 라는 서비스를 발견해서 쓰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지금까지 도입했던 서비스 중 가장 큰 만족도를 아직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엄청 많이 틈날 때마다 추천을 하거나, 쓰는 법을 그때그때 자랑하듯이 설명해 줍니다. (그래서 영업맨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HubSpot 이라는 서비스도 유사했던 걸로 기억하고요, 그 외에도 Calendly 와 비슷한 서비스도 많지만, 어쨌든 제게는 딱 필요했고 적당했던 솔루션인데요, 이런 툴을 좋아할 분들 또는 필요한 분들은 대충 어떤 사람들일까? 라고 생각해 보면, 다음일 것 같아요. 두서 없이 적어서, 겹치는 포인트들도 있습니다.

- 프리랜서, 자영업자들 중에서 손님들과 appointment (예약)을 잡아야 하고 utilization 을 최대한 높여야 하는 분들 (=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에, 가 제일 큰 이유일 듯)

- 본인의 삶을 programmatic 하게 꾸리고 싶은 분들 (사실 저도 여기에 조금 해당하기는 합니다)

-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왔다갔다 하는 그 시간의 소요를 견딜 수 없는 분들, 또는 약속을 잡자고 그 누군가가 이야기를 꺼내는 시점으로부터, 확정되어 캘린더에 박히는 시점까지의 시간을 견딜 수 없는 분들

- 워낙 빠르게 많은 일정들을 계속 달력에 넣어야 하다 보니, "atomic 하게" 잡히는 게 모두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는 분들

- 나의 캘린더 빈 시간들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예민하지 않고, 또 상대방에게 "나의 빈 시간 중 아무 슬롯이나 너가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노라" 즉 empowerment 라고 생각하고 전달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 etc..


... 예 그리고 저는 이 모든 케이스에 해당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흐흐.


쓰는 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일정 타입을 몇 개 생성해 두고, 그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나의 프로필 링크" 에 해당하는 URL 을 전달해 주면 됩니다. 예를 들면, [calendly.com/인배의빈시간을잡을수있는링크] 한 줄짜리 웹주소.


(좌) 이벤트 타입 별 설정. (우) 외국과의 콜을 잡을 땐 이른 아침 늦은 밤으로 해야 하므로...


저의 캘린들리 세팅을 한 번 보여 드립니다. 이런 걸 링크로 던져 주느냐고 놀라는 분들이 전체 중에서 약 30% 라고 하면, 그 중에서 또 10분의1 정도는 일정의 종류가 아주 세분화 되어 있음에 또 놀라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평은, "this is a dope system!" 입니다.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물론, 제가 한 때 너무 단답형으로 링크를 던졌어서, "너 이제 챗봇이 되었니" 라고 반 농담으로 물어 보신 분들도 계십니다. 살짝 죄송하네요.)


기본적으로 일정들의 앞뒤 시간 여유를 잡고 부킹이 들어오도록 하는 세부 설정도 할 수 있고요. 또 Lunch/Dinner 같은 유형의 일정은 하루 한 개만 잡아야 건강에 해롭지 않을 테니, maximum number of this event 를 한 개로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Me + teammates + one guest 미팅 잡기. 예를 들어 "Inbae+Ryan at Kakao Ventures 와 함께 미팅을 잡으시려면 이 중에서 고르세요~" 라고 한 번만 던져주고 싶을 때가 있더라구요. 이런 기능도 지원합니다. 팀원들도 같이 유료계정으로 가입하도록 한 명이 admin 역할을 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당연히 제가 회사에서 그러고 있습니다.


Me + multiple guests 미팅 잡기. 1:1 일정을 잡는 걸로 시작했던 캘린들리는 이제 1:N 즉 다수의 게스트? 들과도 같은 슬롯을 잡을 수 있도록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방식이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사람들과 coordinate 만 잘 하면 그래도 잘 써먹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두 명의 친구와 동시에 약속을 잡을 때, "야 너는 언제언제 시간 되고, 또 너는 언제언제 시간 되니" 라고 할 필요 없이, 링크를 주고 순서를 정해 주면, 친구A 가 먼저 해당 링크로 들어가서 슬롯 몇 개를 찜하면 됩니다. 그 다음에 친구B에게 니 차례다 라고 하면, 친구A가 어느 슬롯들을 골랐는지도 B에게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최종일정 하나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다 삭제를 하면 되기는 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사실 원래 이 기능의 취지는, 이게 아니고, 최대 N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일정 즉 세미나 등을 고려해서 만든 그런 기능 같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씁니다.)

그리고, 저는 쓸 일이 없지만, 페이를 연동할 수 있게 해주는데, 프리랜서들이 미리 예약금을 받을 때 쓸모가 있는 것 같네요. 단 Stripe & PayPal 만 연동이 되어 있어 당장 한국인들이 쓰기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밖의, [예약확정 페이지 수정 / 임박해서 리마인더 보내 주는 기능 / 일정 템플릿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저장할 수 있는 기능 ] 등 꽤 많은데, 아직까진 쓸 일이 없어서 들여다 보진 않게 되네요.




카카오벤처스가 투자를 드렸던 일본의 TimeTree 라는 회사에서 최근에 Tocaly (토카리) 라는 서비스도 출시하셨습니다. 혹시 일본에 지인이 계시다면, 또는 일본인들과 일을 하실 일이 있으시다면, 타임트리 라는 서비스를 이미 아실 수도 있고, 토카리를 써 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만일 아니라면 넌지시 공유 한 번 부탁 드립니다. 흐흐흐. 캘린들리보다 훨씬 깔끔하고 간소합니다.


"심플하고 직감적인 일정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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