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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bae lee Nov 23. 2021

2년 만의 미국 출장

SF, Pittsburgh, and Boston in 9 days

간만에 쓸 콘텐츠가 생겨서 브런치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몇 가지 박자가 맞아서 급하게 출장을 다녀 오게 되었는데요, 보스턴을 메인으로 샌프란시스코를 경유지로, 피츠버그는 곁들임으로, 8박 일정으로 빡세게 순회를 하고 왔습니다. 혼자 갔었으면 매우 힘들었을 것 같은데, 회사의 "떠오르는 유망주들" 두 명과 함께 가서 그런지 즐겁고 유익했어요. (함께 갔다고 쓰고, 두 분 모시고 다녀 왔다고 읽...)


출장의 주 목적은 바로 참신한 연구를 하고 계시는 Ph.D. 학생들을 만나 보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사이드 미션들도 있었지만 그건 부끄럽거나 비밀이므로 숨기겠습니다. 핫핫.


느낀 점들 몇 가지 간단하게 적으면...


1. 진짜 신기한 연구들을 하는 한인 분들이 보스턴에 많이 모여 있다는 점

2. (어릴 적 살아 본) 보스턴은 고즈넉하고 나이 들어 정착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점

3. Biotech, life science, pharma 쪽으로는 보스턴이 정말로 핫스팟 이라는 점

4. 주변 생태계가 아닌 도시만 놓고 봤을 때 BOS/PIT 두 도시는 제가 기억하던 것 보다 많이 좋아졌는데, SFO 쪽은 진짜 황폐해 졌다는 점

5. 저에겐 여전히 미국 음식, 특히 서양굴이 입에 맞다는 점

6. 출장은 짦고 굵게 다녀오는 게 (특히 유부남이 된 제겐) 맞지만, 항상 아쉬움은 남을 것이라는 점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세 도시 다. 한국보다 절대적으로 공기가 좋구요.

샌프란은 역시나 기억하던 대로 햇살이 (제대로 얼굴을 때릴 때엔) 눈 따갑게 강렬하게 쬐어 주고...

보스턴도 피츠버그도 너무나 맑고 파란 하늘이 쳐다 보기에 좋았습니다.


출장의 주 목적은, 보스턴에서 MIT 공대 대학원생들과 만나기, 하버드 분들도 시간 맞는 분들과 만나기, HBS/Sloan 출신 분들도 VC 커리어나 한국의 비즈니스 상황에 관심 있으신 분들과 담소 나누기, 그 외에 짬나는 시간마다 카카오벤처스의 패밀리사(포트폴리오사) 방문하기, 이렇게 세팅해서 짧고 압축적으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와 솔직히 8박9일만에 3개 도시를 돌면서 수십명의 사람들과 계속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하고 나니 보람은 있네요.


보정 없이 광각으로 찍은 모교 Carnegie Mellon 전경. 일정에 치여서 5분 이상 한 곳에 체류하지 못한 게 함정...
CMU 대학원생들과의 미팅들을 주선해 준 현성님, 너무 감사했어요! (좌>우: 매튜, 현성님, 저스틴, and me)


이번 출장의 최고의 수확을 꼽자면, 저도 마찬가지지만 함께 동행한 회사 후배 두 사람 (매튜 저스틴)의 인맥과 견문을 넓혀 주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 일정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매튜는 자칭 한국 토종 출신으로 카이스트 산하의 과학영재고, 카이스트 기계과 및 미래자동차석사, 그리고 나서 티맥스에 입사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잠깐 일하다가 카카오벤처스를 두 번째 직장으로 입사하게 된 영재개발자 (ㅋㅋ) 출신의 심사역 입니다. 저스틴은 어릴 때 주재원이신 아버님 덕분에 매사추세츠 및 상해에서 생활을 해 봤고 또 고려대에서 경영학도 출신의 "하이브리드 유학파" 인데, 카카오벤처스가 첫번째 직장이고, 또 영어는 잘 하지만 "어른들의 영어" 특히 비즈니스영어는 아직 트지 못한 새내기 심사역 이라서, 이렇게 미국 공대들을 돌아 다니면서 영구대학원생들과의 만남을 가져 보는 게 너무나 큰 eye-opening 경험이었다고 회고를 합니다. 저희 셋 다 Jun (김기준부대표/파트너)와 함께 Deep Tech 투자를 위주로 하는 투자팀 멤버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렇게 정기적으로 미국 캠퍼스 방문을 통해 인맥도 더 넓혀 가고 창업에 대한 조언 및 dot connecting 을 위해 똑똑한 분들과 교류를 많이많이 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으로 꼽자면, 정말 많은 분들과 이야기하면서 뭔가 뇌의 확장 = 뉴런 수 증가 = 박학다식 level up 을 조금 느끼고 왔다는 겁니다. 한창 연구에 빠져 있는 분들께서 "네 저는 이러이러한 거 연구하고 있어요" 라고 툭툭 던져 주시는 그런 내용들이 하나하나 다 특이하고 빡세게 들리고 뭔가 나중에 엄청난 걸 만들게 되시는 그런 현재 일면을 보여 주시는 것 같아서, 흥미진진했습니다. 예를 들면... 곤충 사이즈의, 완전히 새로운 부품들을 다 다시 설계 해야 하는, 날개 달린 비행 로봇? 아니면 퀀텀컴퓨터에 들어가야 하는 신소재 합금? 차세대 specialty 반도체에 특화된 컴파일러? "유기반도체"? 머신러닝으로 퀄리티컨트롤 당하는 3D금속프린팅? DNA 조작 기법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DNA storage? 등등등...


아, 티타임 말고 on-site visit 으로는 유일하게 LabCentral 이라는 bio/pharma coworking space 를 방문해 보았습니다. 보스턴은 관련 창업과 스타트업들이 넘쳐 나서, 2013년부터 이렇게 WeWork for bio/pharma 만을 지양하는 LabCentral 이 수백 개의 회사들을 서포트 하고 있고, 새로운 lab bench (개당 7천불/month 정도 덜덜...) 가 날 때마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들어 오려고 경쟁을 해서, 운영위원회에서 심사 판단해서 입주를 허락한다고 하더군요. Only in Boston?

저 안쪽으로 화학실험실 (wet lab) 벤치들이 조금 보입니다. 수억원 대의 Mass Spec. 류 장비들도 보유.


나머지 사진들은 두서 없이 올립니다.


자율주행 회사 BlueSpace.ai 의 Joel 대표가 직접 실시간 도로 위 움직이는 물체들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 성능을 보여 주는 상황.  차량이든 사람이든 자전거든 뭐든!
LASE Innovation 의 레이저입자 샘플. 눈에 당연히 보이지 않습니다. 세포에 여러 개 넣을 정도로 작습니다 (1~2um).
Clubhouse 에서만 인사했던 CMU 후배님들과 피츠버그에서 조우!
보스턴에서는 자가검사를 하게 하더군요. 면봉을 깊게 넣을 필요도 없대서 너무 허술한거 아닌가 걱정...
MIT 한인학생회 회장님과, 투자동아리 운영진 분들과 oyster & lobster 폭식했던 날.
카카오 굿즈를 조금 챙겨 갔더니, 역시나 반응은 좋았습니다.
유치원 때 보스턴 살면서 자주 갔던 BCM. 전보다 더 크고 좋아 보였는데 문 닫아서 들어가 보진 못했...
Sloan MBA 학생들과도 커피챗. 비행기 타기 직전 마지막 일정이어서 기념샷.
모든 식사가 미팅이어서, 수다 떠느라 음식 사진은 거의 못 찍었는데, 애정하는 S&W가 보스턴에도 있어서 ribeye 한 덩이 덥석! 근데 진짜로 마지막 한두 점은 포기...! 꽥
MIT Bookstore 에서 발견한 책 두 권 중 하나. 이런 것도 읽어야겠다...
보스턴 Cambridge 백주대낮에 11월이어 그런지 "생" 칠면조가 활보 중. 총 3마리 발견. 허허허!




가서 만난 모든 분들과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럴 틈도 없었고 해서, 다음 번 출장 땐 꼭 각 잡고 포토타임을 강요 해야겠습니다. 암튼, 간만의 east coast, 좋았습니다! 또 가리라.


(P.S. 그에 비해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은 정말 너무 황량하고 쳐져 있는 분위기여서, 안타까웠습니다... 뉴스를 보면 break-in 등의 도난 사례도 계속 보이고... 또 어느 정도 시티 라이프를 즐겨 봤거나, 결혼 후 정착한 테크 종사자들 특히 스타트업 연쇄창업자들은 마이애미 오스틴 콜로라도 등 전국구 분산이 되었다고 하니... 과연 장기적으로 샌프란시스코의 경제와 소셜씬의 미래가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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