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룰루랄라 Sep 13. 2022

요가가 주는 작은 발견

아침 7시 요가


나는 요가를 매우 잘 못한다. 수 해 동안 요가 클래스에 가지만 나의 실력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요가를 간다. 남들보다 유연하지 못해 항상 위에 떠 있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나는 요가가 참 좋다.


요가가 좋은 첫 번째 이유는 일단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로 하는 운동이라기보다는 수련으로 부담이 없다. 그래서 내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내 몸에 좋은 약을 준 느낌이다. 요가를 하고 나면 부드러운 마사지를 내가 스스로에게 선사한 듯 한 느낌이다. 남이 내 몸을 만지며 풀어주는 것과 다르게 내가 내 몸을 이용하여 스트레칭하고 마사지한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다. 


세 번째. 못 해도 괜찮다. 다른 운동들과 다르게 요가에는 배려의 문화가 있다. 자신의 몸에 맞게 수련하라고 하면서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힘들면 쉬라고 한다. 자 조금만 더 버팁니다. 두 개만 더 하나만 더를 외치는 운동과 다르다.


요즘은 아침 7시 요가 클래스를 자주 이용한다. 아침 요가는 온몸을 깨우며 조용히 하루를 열어주는 경건한 의식과도 같아 아침에 하고 나면 하루의 기분을 매우 좋은 상태로 세팅해 준다. 


아침 요가를 하기 전에는 7시에 집을 나서 경의선 숲길을 걸어 지하철역까지 갔었다. 그 시간에는 주로 회사원들이 많다.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역을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이 시간대의 공기와 발걸음에는 약간의 조급함과 바쁨이 묻어있다. 요가를 하면서 아침 6시에 나와 걸어보니 가벼운 산책을 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많이 본다. 바쁘지는 않지만 마냥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감과 여유와 약간의 쓸쓸함이 묻어난다.


이렇게 다른 시간대에 느껴지는 공기와 사람은 항상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서 같은 길을 걸어가던 때에는 느끼지 못하던 것이었다. 그래서 일상을 여행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항상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라고 하나보다. 오늘은 같은 길을 다른 시간대에 걸었을 때 역시 새롭게 보이는 것들을 발견해본다. 이 별 것 아닌 발견이 나를 즐겁게 만든다. 아침 요가가 준 에너지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요가가 참 좋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