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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테리어브라더스 Oct 04. 2019

헤베/루베, 건축·인테리어 전문 용어 아닌가요?


‘헤베당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길이 800, 넓이 650, 높이 20이면 몇 루베죠?’ ‘헤베’와 ‘루베’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건축·인테리어 업계 종사자라면 너무도 흔히 쓰는 단어라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욕실에 젠다이와 히노끼 욕조를 설치했어요’, ‘타일 와리를 어떻게 맞추나요’처럼 ‘젠다이’, ‘히노끼’, ‘와리’ 등도 자주 사용하는 단어죠. 

젠다이는 벽면에 배치한 선반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언뜻 건축·인테리어 전문 용어인 것처럼 보이는 이 단어들, 일본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사실건축·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일본어 혹은 일본에서 조금 변형된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멋있다고 말할 때 ‘간지난다’고 하거나 찹쌀떡을 ‘모찌’라고 하는 것처럼요. 


연필 12자루를 묶어서 세는 단위인 ‘다스’도 일본어입니다. 다스는 더즌(dozen)이 변형된 말인데요, 순화어는 타(打)입니다. 당연하게 배우고 써온 단어여서 처음 이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습니다. 

필기구 12자루를 묶어 부르는 단위는 1타(打), 기억해주세요

우리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본어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들어온 말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온 결과입니다. 특히 건축·인테리어 분야에서는 전문 용어처럼 흔하게 사용되고 있죠. 여기서 사용되는 일본어는 ‘가꾸/가다’, ‘가베’, ‘공구리’, ‘나라시’, ‘다루끼’, ‘데나우시’, ‘덴죠’, ‘루베’, ‘메지’, ‘빠대’, ‘뻬빠’, ‘아시바’, ‘와리’, ‘헤라’ 등 엄청 많습니다. 


맨 처음 언급했던 헤베는 제곱미터(1㎡) 를 말합니다. 제곱미터의 일본식 발음이 그대로 굳어진 것이죠. 루베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피의 단위인 세제곱미터(1㎥)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다루끼 대신 목재, 각목이라고 불러주세요

다른 단어들도 살펴보면 ‘가꾸/가다’는 ‘틀, 액자’, ‘가베’는 ‘벽’, ‘공구리’는 ‘콘크리트, 시멘트’로 순화할 수 있습니다. ‘나라시’는 ‘평탄화 작업’, ‘다루끼’는 ‘각목’. ‘데나우시’는 ‘재시공’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덴죠’는 ‘천장’, ‘메지’는 ‘줄눈’, 페인트 시공 전 빈틈을 메우는 작업인 ‘빠대’는 ‘핸디코트’, ‘뻬빠’는 ‘사포’,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하는 가설 구조물을 지칭하는 ‘아시바’는 ‘비계’, ‘와리’는 ‘등분, 비율, 나누기
’, ‘헤라’는 ‘주걱’ 등으로 바꿀 수 있어요. 

평에서 제곱미터로 변경된 땅 넓이의 단위, 네이버 화면 캡처

언어는 사회적 약속입니다. 구성원들이 어떤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단어의 지위가 달라지는 것이죠. 이러한 용어들은 마치 전문용어처럼 굳어져 버렸는데요, 공간의 넓이를 이야기할 때 평을 주로 사용하다 이제는 제곱미터를 사용하듯 일본어 투 용어를 바꾸는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계속 써 왔으니까, 익숙하니까라는 이유로 일본어를 꼭 사용해야 할까요? 현장에 있는 분들이 먼저 신경 쓰고 다른 용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하나둘 다른 용어를 사용하다 보면 그 용어가 정착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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