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테리어브라더스 Dec 23. 2019

남다른 카페 디자인을 위해, 간단하지만 중요한 몇 가지


공간의 주인은 누구일까? 카페를 예로 들어보자. 카페의 주인은 카페 오너일까, 아니면 고객일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하는 것 같지만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답은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나는 카페의 주인은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카페는 손님이 와야만 하는 곳이기 때문에 오너 스스로 공간에 만족한다 하더라도 고객이 공감할 수 없다면 그 공간의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만약 그 공간이 오너의 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간이 존재하는 이유가 오너를 위한 것이니 오너의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가 공간이 된다. 당연히 만족의 기준도 오너가 정한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 이용하는 카페는 다르다. 

특색 있는 공간은 고객의 발길을 잡는다

많은 오너가 특별한 공간을 갖고 싶어 한다. 이때 문제는 많은 오너가 카페 공간을 계획할 때 독보적인 특별함을 위해 자신의 독특함과 비상함을 십분 발휘한다는 것이다. 과연 이 공간엔 특별함이 생겼을까? 오히려 대부분 평범해졌을 것이다. 오너는 독보적인 특별함을 위해 주변을 둘러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오너는 평범하다.)


그렇다면, 특별한 공간이란 무엇일까? 물론 너무도 당연하게 정답은 없다. 허나 그간 공간 디자인을 하며 나름대로 느낀 특별한 공간을 완성하기 위한 간단한 몇 가지를 방법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만의 남다른 카페를 원하는 오너를 위해 이 방법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확실한 노선을 정하라!


공간을 계획할 때 트렌디함을 따를 것인가, 차별화를 둘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다. 트렌디함을 갖춘 것과 남과 다른 독보적인 것은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많은 사람이 남과 다른 독보적인 공간을 갖추고 싶어 하면서 결국은 트렌드를 많이 따른다.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카페가 유행처럼 많이 생겨나기도 했다

트렌드는 가장 대중적인 것이다. 반면에 독보적인 것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개성이 강할 수도 있고, 희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트렌디함과 독보적임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알아야 한다. 접근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쉬운 건 아니다. 전문 디자이너도 대중적인 것과 독보적인 것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오너는 프로젝트를 맡은 디자이너에게 명확한 미션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예쁘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닌 명확한 방향성이 있어야 디자이너도 그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끌고 갈 수 있다. 그리고 애초에 그 기준에 맞는 디자이너도 오너만의 기준이 명확해야 만날 수 있다. 


시장에 새로운 것은 없다!


독보적인 나만의 공간을 원한다면 가장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래서 오히려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 새로운 것은 없다. 그렇게 인정하는 편이 좋다. 일단 이를 인정해야 좀 더 특별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잘 살릴 방법을 연구하는 편이 낫다. 그러려면 내가 무엇을 가졌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금보다 과거에 살고 있었다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는 무의미한 것 같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 디자인은 조금씩 변형되며 반복을 거듭한다

의상 디자인을 보더라도 몇 개의 복식사가 시대를 타며 반복되는 것을 보면 디자인 분야는 더더욱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완전 같은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는 건 아니다. 조금씩 변형, 발전하며 반복된다. 그래서 자신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해석과 자연스러운 편집도 중요하다. 


나는 프로젝트를 할 때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리고 큰 신경을 쓴다. 클라이언트를 만나 공간이 가진 모든 요소를 파악하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바를 잘 파악해서 적절히 재해석하고, 지금의 디자인 흐름에 살짝 태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요즘 것이지만 개성이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 시장에 새로운 것은 없다. 반복 속에 약간의 다름이 존재할 뿐이다.


테마를 잡아라!


독보적인 특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쉬운 방법 중 하나이다. 시간도 없고, 예산도 넉넉하지 않다면 자신의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테마를 발견해서 표현을 빌리는 게 가장 빠르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다. 


테마 역시 너무 어렵게 생각 안 해도 된다. ~과 같은 공간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테마다. 90년도 같은 공간, 하와이 같은 공간, 공주 같은 공간, 우주 같은 공간 등 테마로 공간을 표현하면 사용자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놀이공원은 보자마자 놀이공원임을 알 수 있다

테마파크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놀이공원이라는 공간은 누가 봐도 놀이공원이다. 소비자들에게 무엇보다 빠르게 인식되는 공간 역시 독보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주변보다 훨씬 빠르게 인식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테마는 빠르게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가끔 이 테마를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스스로 디자인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테마 공간을 유치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테마 공간은 가장 빠르게 사람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식음료 공간에서 테마가 확실한 공간의 매출이 높을 것이다. 아무리 멋있어도 공간을 어렵게 풀어 놓은 이자카야보다 그냥 일본스럽게 만들어 놓은 이자카야가 훨씬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일단 쉬워야 눈에 빨리 띈다. 고객의 기준은 전문가의 눈높이에 있지 않다. 가장 쉬운 눈높이로 작업하는 게 효과가 크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면
소품을 적극 활용하자!


요즘은 시장에 진입할 때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게 어려운 시기이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안 할 수도 없고…. 그리고 인테리어는 사업을 시작 하기 전 가장 예산 비중이 높은 항목 중 하나이다. 큰 비용을 투자할 땐 오히려 더 고민이 안된다. 좋은 것들로만 추려서 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껴야 할 땐 더 힘들다. 그럴 땐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 소품은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상물들이다. 예를 들어 기왓장으로 연출을 해 놓는다면 한국 정서를 잘 표현했다고 볼 것이다. 장독대, 항아리들도 마찬가지고, 골동품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느 카페에 가보면 오래된 커피 관련 기물들을 공간에 놓아 둔다. 이런 소품들을 잘 계획하면 역사성, 전문성,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앤티크한 소품을 이용해 분위기를 더한 카페 공간

온갖 트로피와 메달을 전시해놓은 체육관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소품은 가장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오래전 강남역 한 스파게티집을 갔는데 매장 내에 회전목마가 들어있었다.


그 자체만으로 특이하고, 개성 있어서 많은 소비자가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소주병을 늘어놓은 고깃집도 있고, 낡은 고철기계를 홀 한가운데 테이블처럼 놓아둔 카페도 있다.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소품 연출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체적인 톤을 관리하자!


사실 이 부분은 디자이너가 관리해줘야 되는 영역이다. 클라이언트는 공간을 전체적으로 상상하기 보다는 부분 부분을 연쇄적으로 보기 때문에 자칫 그 부분을 따라가며 공간을 만들었다가는 산만한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전체적인 톤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톤 관리가 되어야 남과 다른 인테리어를 좀 더 확실히 살릴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온갖 화려함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많다. 매뉴얼 공사를 하다 보니 요소요소들이 많고, 브랜드 개성이 조금 묻어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프랜차이즈 매장하면 형식적인 인테리어를 생각하게 된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매장은 형식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보인다

그래서 개인이 자신만의 매장을 오픈할 때 인테리어는 톤 관리를 신경 쓰는 게 좋다. 혹, 어느 클라이언트는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허전한 것 같다고 어색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해한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사람이 채워졌을 때까지 생각해야 한다. 문 열기 전 꽉 채워져 보이는 공간에 사람들이 채워지면 정말 산만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꼭 한 톤이 아니더라도 어우러지는 톤으로 공간을 잘 관리해 놓으면 정말 매력적으로 보이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나열해봤는데, 사실 이보다 더 많은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디자인 스타일로 풀어볼 수도 있고, 설계를 통해서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알리고 싶었던 것은 어렵지 않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거창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식음료매장에서 진짜 남과 다름은 단순히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오는 것이 아닌 좀 더 복합적인 요소들의 관계에 의해 탄생되기 때문이다. 이 글이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 충분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식음료 매장에서 인테리어는 비용적으로 완전히 작은 부분이라 말하기 힘들다. 그래서 적합한 기간이 필요하고, 고민의 시간도 충분히 필요한 법이다. 고민에 도움이 많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로이스 디자인 랩 이존서 대표


로이스 디자인 랩 전문가 페이지 바로 가기


2,500개 이상의 인테리어 기업이 모여 있는 중계 플랫폼 "인테리어 브라더스"가 직접 검수한 제품을 재고 소진 시까지 '달콤한' 가격에 판매하는 특가 플랫폼 "달콤한 자재 마켓" 쇼룸도 함께 운영 중이니 언제든지 방문해 주세요!


달콤한 자재마켓 - 합리적인 인테리어/건축 마감 자재

https://magam.kr


달콤한 자재마켓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magam_sale

매거진의 이전글 키예프와 서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