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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테리어브라더스 Feb 26. 2018

익선동 서울커피, 80년대 서울스러움의 재해석

[비포&애프터] 30년의 시간을 공간에 담다

길을 걷다가 문득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갈색 고무대야,
하늘색 플라스틱 바가지가 그렇고
꽈배기, 달고나 등 먹거리가 그렇죠.

우연히 길에서 이 냄새를 맡으면
순식간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새 것도 좋지만 이렇게
옛 것이 그리워지는 때가 있죠.

하지만 회색빛으로 급성장하는 
대도시 서울에서는 더 이상 옛 흔적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프로젝트
'익선동 SEOUL COFFEE'를 통해
80년대 서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서양식 디저트와 트렌디한 공간이
즐비한 요즘에도
80년대의 서울스러움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 한국적인 '자연스러움'을
카페에 담다


해당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인 '서울커피'는 
네 가지의 브랜드 철학이 있는데요.

서울커피의 브랜드 철학 네 가지 I ⓒ 서울커피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서울커피는 80-90년대의 서울을 표방하며
그때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단
예전의 것을 보존·유지하는 것을 우선한다'
는 슬로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옛 서울을 느낄 수 있는 익선동 한옥 마을 I 라보토리 제공


이러한 이유로 카페가 들어설 지역으로
현재 옛 서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상업적으로 번화한 익선동
한옥 마을로 선정하게 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서울커피' 프로젝트를 맡게 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라보토리' 는
실제로 옛것을 사용/유지한다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요.

그 이유는 아무리 옛것이라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Before
하숙집 같던 한옥을 바꾸다 


'서울커피'가 들어설 한옥은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옛 한옥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또한 단점이기도 했습니다.

기존 한옥은 좁은 방들이 집합된 공간으로
하숙집의 형태를 띤 공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공간의 단점을 장점으로
최대한 보완하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습니다.


기존 한옥 정면 모습 I ⓒ 라보토리


기존 공간의 문제점을 꼽자면
첫 번째로 외부 파사드를 들 수 있습니다.
정문을 제외하고는 카페로써 사용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많이 부식된 모습이었습니다.


마당이 아닌 복도의 형태를 띄고 있는 기존 한옥의 모습 I ⓒ 라보토리


두 번째로는 빛이 없는 내부였습니다.
마당 공간은 한옥에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인데 
햇빛이 내부로 유입되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은 방이 붙어있는 하숙집의 구조를 가진 기존 한옥 모습 I ⓒ 라보토리


세 번째로는 구조적으로 기존 한옥의 기둥을 
제외하고는 카페로써 사용할 수 없는
공간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거 단계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고

해결 방법으로 기존 벽체만 철거하는 것이 
아닌 천장까지 함께 철거하여 외부 채광을 
내부로 유입하고 마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철거를 진행하다 보니 덧대고 덧대어진 
벽지가 이쁘게 붙어있는 벽, 
미장 면과 진흙면 고재가
절묘하게 조형적으로 남아있는 벽면 등

이처럼 쓸 수 있는 벽을 진단하고
원하는 부분만 표현될 수 있도록
특히 신경을 쓰며 철거를 했습니다.


기존 한옥의 모습 I ⓒ 라보토리


기존 한옥의 모습 I ⓒ 라보토리



After
#익숙함을 전달하려면


'라보토리'가 생각하는 번화한 익선동의
문제점은 너무 옛것을 남겨 놓으려고 기존의
벽체를 그대로 사용한 점이라고 하는데요.

이로 인해 해당 공간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지
못하는 점과 공간 안에서 어떠한 행동들을
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커피의 마당을 볼 수 있는 외부 스케치 I ⓒ 라보토리


그래서 '라보토리'는 대문과 처마를 
제외하고는 과감하게 철거한 후
전면에 큰 유리로 마감을 하였는데요.


서울커피가 어떤 공간인지 외부에서 볼 수 있는 파사드 I ⓒ 라보토리


이는 "우리 내부는 이런 공간이야"라는 것을 
외부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외부 디자인은 방문객이 공간 내부에
호기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디자인으로 상업적인 요소를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현무암을 통해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무너뜨린 서울커피의 모습 I ⓒ 라보토리


'서울커피' 외부마당에는 현무암 소재로 
만들어진 의자를 볼 수 있습니다.

현무암은 기존의 한옥에서 외부라고 
생각되는 레이아웃에 자주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인데요.


서울커피의 외부 마당에서 출입구를 바라본 모습 I ⓒ 라보토리


이러한 현무암을 통해 '서울커피'의 외부 
마당과 내부를 극명하게 나눠 방문객으로 
하여금 다른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외부 파사드를 디자인한 후에는
'서울커피'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을 구성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템 중 첫 번째는
요즘에는 보기 힘든 이발소 간판인데요.


80~90년대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이발소 간판 I 라보토리 제공


8~90년대의 서울의 이미지를 찾다 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미지이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차 퇴행하게 된
아이템입니다.

이때 당시의 이발소 간판을 재미나게
이용해보고자 재질과 디테일을 변화시키고
실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를 하였습니다.


과거의 이발소 간판을 서울커피의 아이덴티티로 표현한 모습 I ⓒ 라보토리


세로로 놓여 있던 것을 가로로
놓음으로써 예전 아이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서울커피 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간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유리 블록의 사용입니다.

옛 건물과 복도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유리 블록 I 인테리어브라더스 제공

요즘도 많이 쓰는 재료이긴 하지만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특히 목욕탕에서 많이 봤죠.


한옥과 유리 블록의 절묘한 어울림 I ⓒ 라보토리


목욕탕 말고도 병원, 옛날 건물의 복도 안의
한 개씩 있었던 유리 블록은 추억이 스치는
아이템임엔 틀림없었기 때문에
한옥의 구조와 절묘하게 어울렸습니다.

세 번째는 한국적인 느낌입니다.
'라보토리'가 생각하는 한국적은 느낌은 
동양적인 느낌과는 다르다고 말하는데요.


일본처럼 정갈하고 규칙적이진 않으며
중국처럼 웅장하고 화려하진 않으며 

소박하고 유려하며 거대하진 않지만 
그 안에 밀도가 있는 어떤 것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적 자연스러움은 자연이 주는
느낌 그대로, 하지만 담백하게 정제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때문에 공간 내에 자연적인 소재를 통한
'러프함'을 표현하려고 고민했으며 그에 
대비되는 곳에는 유려하게 흘러가도록 혹은
담아낼 수 있도록 형태를 조성하였습니다.


규칙적이지 않은 입자의 바닥을 볼 수 있는 내부 모습 I ⓒ 라보토리
자연스러움을 표현한 기둥의 주춧돌(화강석) I ⓒ 라보토리

그러한 자연스러움을 살릴 수 있는 자재를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맷돌을 만들 때 쓰는 화강석을 사용하고
바닥의 입자를 규칙적이지 않게 하고
콩 자갈을 통해 바닥을 마감하였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러프했던
한옥의 옛것과 새것을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었습니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서울커피 내부 모습 I ⓒ 라보토리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서울커피 내부 모습 I ⓒ 라보토리
저녁에 볼 수 있는 서울커피의 정면 모습 I ⓒ 라보토리
저녁에 볼 수 있는 서울커피의 내부 모습 I ⓒ 라보토리
저녁에 볼 수 있는 서울커피의 내부 모습 I ⓒ 라보토리
다다미 방 같은 느낌을 주는 모습 I ⓒ 라보토리

#포트폴리오 정보


인테리어 디자이너 라보토리
위치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33-3
분류기준 인테리어
공간 상업공간/카페
프로젝트 시기 2017년 06월
작업 범위 디자인(설계)/시공/공간브랜딩/스타일링
스타일 한국&아시아, 내추럴
크기 145.00㎡ (43.86평)
상호명 SEOULCOFFEE
사진저작권 LABO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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