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휘황찬란했던 마린원더스
한참을 걸어가 무슨 맛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짜개를 먹고
다시 갔던 길을 되돌아와 자는 둥 마는 둥
날이 밝자마자 짐을 싸서 떠났던 곳
배를 타고 넘어간 여수에서 금풍쉥이 구이를 먹고나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를 달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십년 만에 다시 만난 마린원더스
는 이제 남해비치호텔로 바뀌어,
꿈이라고 하기에도 너무나 경이롭게 같은 자리에 서있다.
어찌 변했을까 궁금하여 발걸음을 옮기다
푸른 타일을 새로 깐 수영장 옆 투숙객과 눈이 마주치곤
혼자 계면쩍어 주섬주섬 돌아나온다.
때로 추억은 다른 옷으로 갈아 입기도 하더라.
낡은 건 그저 그 시절 꾸었던 한낱 꿈들 뿐
어제는 벌써 그 날의 마린원더스처럼 녹슬고 퇴색하여
흐린 날 구름의 흔적처럼 물빛으로 옅어진다.